“김정일-후진타오 통역 中간부 간첩혐의 처형”

지난 2005년과 2006년 김정일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간 정상회담 통역을 맡았던 중국 고위 간부가 최근 간첩죄 혐의로 처형됐다고 홍콩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홍콩의 빈과일보는 23일 미국에 망명중인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이 만드는 월간지인 ‘와이찬(外參)’ 최신호를 인용, 북·중 정상회담 때 통역을 맡았던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장류청(張留成) 전 남북한 담당 처장이 정상회담 관련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최근 사형당했다고 보도했다.


와이찬은 6.4톈안먼(天安門) 사건으로 미국에 망명한 허핀(何頻) 등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이 만드는 월간지다. 와이찬에 따르면 장류청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제2국(아주국)에서 남북한 사무를 담당하는 처장이었다.


와이찬은 “장류청은 2005년 후 주석의 북한 방문시 동행하고 2006년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배석해 양국 정상회담의 통역을 맡았었다”면서 “장류청은 두 정상이 나눈 기밀을 한국 당국에 누설한 혐의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후 주석을 ‘진노’케 만들었고 중국의 중추기관에도 간첩이 침투해 활동한다는 우려를 낳았다고 전하면서 다만, 중국 당국은 한반도 문제의 민감성과 한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장류청만 비밀리에 처형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빈과일보는 전했다.


중국 당국은 또 장류청이 조선족 출신임을 감안해 이 사건 이후 한반도 관련 업무에서 조선족 출신들을 배제하기 시작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중국의 국가안전부는 이른바 ‘봄볕(春暉)작전’을 통해 여러건의 ‘간첩사건’을 적발했다.


지난해 초 사회과학원의 일본연구소 부소장이던 진시더(金熙德)가 일본 및 남북한에 간첩행위를 한 사실과 사회과학원의 전 한국연구소 연구원이자 국무원 한반도 전문가인 리둔추(李敦球)가 북한에 정보를 누설한 사실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이보다 앞서 2007년 2월 리빈(李濱) 전 주한 중국대사도 한국 정보기관에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체포돼 공산당 당적과 현직을 박탈당하는 쌍규(雙規) 처분을 받은 바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또 2007년 11월에는 중국 국제우호연락회 이사이자 인민해방군 대교(大校.대령급)이던 왕칭(王慶)이 일본에 군사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군사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고, 2007년 말에는 중국관영 신화통신의 외사국장이던 위자푸(虞家復)가 미국과 한국에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부인과 함께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빈과일보는 “최근 일본과 남북한이 중국의 싱크탱크와 고위층을 상대로 한반도 관련 정보 수집에 나서고 있고, 중국 당국의 간첩 색출 공작도 더욱 심도 있게 진행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