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하타미, `동지애’ 깊어진다

미국과 첨예하게 대치 중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북한과 이란의 `동지애’가 깊어지고 있다.

2002년 1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양국을 `악의 축’에 집어넣은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 내정자가 `폭정의 전초기지’로 몰아세웠다. 양국 모두 미국에 대한 반감이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4일 평양의 이란 대사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기념해 마련한 연회는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는 양국관계를 잘 보여 줬다.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북한 주재 이란 대사는 이날 연회 연설에서 “제국주의자들의 온갖 책동을 짓부수면서 여러 분야의 발전과 나라의 통일을 위해 투쟁하는 조선(북한) 인민의 위업을 지지 성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화답해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도 “이란 정부와 인민이 미국의 내정간섭과 고립압살 책동을 물리치면서 자주권 수호와 지역평화를 위한 투쟁에서 큰 성과를 거두어 진심으로 기쁘다”면서 “굳은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공통의 적 미국을 매개로 서로 연대를 강화하는 형국이다.

특히 이 연회에는 북한측에서 양 부위원장을 비롯, 정영수 노동상, 문재철 대외문화연락위원회 위원장 대리, 정창렬 인민무력부 부부장, 김형준 외무성 부상, 김당수 외교단 사업총국장 등 고위급이 줄줄이 참석,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런 양국 간 분위기는 이 연회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지난 8일 이슬람혁명 26돌을 맞아 북한 주재 이란 대사관이 개최한 연회 때도 참석자들은 “반제자주를 위한 공동의 투쟁에서 맺어진 북한과 이란 간 친선협조관계를 여러 분야에 걸쳐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게다가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은 북한의 `2ㆍ10 핵무기 보유선언’이 나오기 직전인 지난 9일 김창룡 이란 주재 북한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북한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양국이 모두 대미 강경노선을 걷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하타미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선언한 지난 10일 이슬람 혁명 26주년 기념일을 맞아 열린 군중집회에서 미국을 겨냥, “이란은 일치단결해 침략자들에게 저항할 것이며 불타는 지옥을 만나게 해 주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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