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친서 전달 오버도퍼·그레그 인터뷰

지난 2002년 10월 제2차 북핵위기 발생 한달후 북한을 방문,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조지 부시 미 대통령 앞 메시지를 전달했던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와 도널드 그레근 전 주한대사는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최근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과 김 위원장간 면담을 계기로 조성된 북핵 해결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화자에 대한 특별한 구별이 없으면 오버도퍼 교수의 말임)
–왜 이 시점에 공개하나.

▲북한은 당시 친서가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될 때까지 비밀로 해달라고 했었다.

그러나 친서에 대한 미국측 반응이 없는 상황이어서 공개하지 않다가,이번에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간 면담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미국측에서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 공개하게 됐다.

–당시 북한측과 대화에서 북한측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존재를 시인했나.

▲오버도퍼 = 강석주 외교부 제1부상은 그 프로그램이 있다고 말하지도 않았지만, 부인하지도 않았다. 그는 “우리는 어떤 프로그램이라도 가질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 뿐 아니라 그 프로그램을 실제로 가졌음을 시사하는 다른 발언들도 있었다. 그래서 북한을 떠날 때 나는 북한이 그 프로그램을 가진 것으로 확신했다.

▲그레그 = 아직 그에 대해선 혼란스럽다. 강석주 부상이 오버도퍼 교수와 얘기할 때 그 자리에 있었는데, 오버도퍼가 제임스 켈리 차관보와 무슨 얘기를 했느냐 물으니 강석주는 “처음엔 켈리 차관보가 HEU를 말할 때 무슨 말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날 저녁 늦게까지 다른 미팅에 참석했다가 돌아왔을 때 강석주가 다시 와서 한 얘기가 “북한은 미국의 위협 때문에 어떤 무기나 어떤 프로그램도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이었다.

–친서를 받아 전달한 과정은.

▲2002년 11월2-4일 방북했으며, 3일 전달받아 7일 스티븐 해들리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에게 전했다. 한국말로 된 것을 미국에 와서 지인에게 부탁해 영어로 번역해 함께 전달했다.

강 부상은 한국말로 된 문서를 전하면서 “이는 김정일 위원장이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해달라는 것이다.(It comes from Kim Jong Il, and it is for Bush) 김 위원장이 승인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친서인데 왜 서명과 날짜가 없나.

▲공식적인 외교용어로는 구두 메시지라고 한다. 공식문양이나 서명이 없는 것은 나중에 필요할 경우 부인할 수 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당시 켈리 차관보에게 그 친서를 전달하지 않은 까닭은.

▲켈리 차관보가 평양에 갈 때는 북한과 협상을 하지 말고 HEU 프로그램의 존재 여부를 추궁하는 미국 입장을 전달하기만 하고 돌아오라는 지침을 받았기 때문에 북한이 그에게 전할 기회가 없었다.

–당시 미국측 반응은.

▲오버도퍼 = 해들리 부보좌관은 “고맙다”면서도 “우리는 나쁜 행동에 보상하지 않는다”고 말해 부정적인 것으로 들렸다.

그러나 11월13일 리처드 아미티지 당시 국무부 부장관을 만났을 때 자신과 콜린 파월 당시 장관은 그 친서에 “매우 관심있다”면서 “부시 대통령,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해들리 부보좌관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직후 부시 행정부가 대북 중유 공급 중단을 발표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미 행정부 인사들에게 북한측에 답장을 주라고 촉구했으나 결국 반응이 없었다.

▲그레그 =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응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그 친서에 관한 북한측 언급은 전혀 없었다.

올 8월에도 김책 대학과 미국 시라큐즈대학, 코리아 소사이어티간 정보기술(IT)관련 행사 참석을 위해 방북 예정인데, 거기서도 핵문제를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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