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차남 정철은 팝과 조던 狂팬

`에릭 클랩튼의 현란한 기타연주를 즐기며 마이클 조던의 호쾌한 슬램 덩크에 열광하는 20대 후반의 청년’

미국이나 남한의 팝음악 또는 미프로농구(NBA) 마니아를 연상케하는 이 청년은 바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차남 김정철(27)이다.

김정철의 서방 취향은 최근 북한이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을 통해 세계적인 기타리스트인 영국의 에릭 클랩튼의 평양 공연을 초청한 것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클랩튼의 초청 배경에는 김정철의 이같은 각별한 팝사랑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김정철이 클랩튼을 흉내내 ‘새별조’라는 록밴드를 만들거나, 클랩튼의 순회공연을 현장에서 직접 관람할 정도로 열혈팬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 2006년에는 독일에서 있었던 공연장을 직접 찾았다가 일본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클랩튼의 미국내 대변인인 크리스틴 포스터가 지난 5일 M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클랩튼은 북한에서 공연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힘으로써 클랩튼의 북한 공연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대북 소식통은 9일 “클랩튼의 평양 초청이 정말 무산된다면 공연을 추진한 북한의 입장에서는 창피한 일일수 밖에 없다”며 “그의 공연을 추진해온 영국주재 자성남 북한대사의 입장이 난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소문이 벌써 유럽지역 북한 대사관들에서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 대사는 클랩튼의 북한 공연이 확정되기도 전인 지난 4일 북한 대사로는 처음으로 영국 의회에서 한 연설을 통해 “북한 국립교향악단의 런던 공연을 추진하고 있고, 그 답례로 북한 대사관이 록가수 클랩튼을 공식 초청했다”며 “양국간 문화교류가 상호 이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농구팬인 김정철은 특히 붉은 색 유니폼에 현란한 드리블과 파워 넘치는 슬램덩크로 1990년대 NBA를 평정했던 시카고 불스 마이클 조던의 ‘광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철은 스위스 국제학교 과정과 북한에서의 자유로운 미국 TV 시청덕분에 어릴 때부터 미국 프로농구인 NBA를 즐겨 시청하면서 조던에게 매료됐고, 이것이 북한의 ‘농구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1996년 “사회적으로 농구하는 분위기를 세울 데 대하여”라는 친필지시를 하달한 후 김 위원장과 김정철의 생모인 고영희(2004년 사망)의 막강한 지원과 투자에 힘입어 북한의 농구는 세미 프로화의 길을 걸으면서 급성장했다.

김정철은 세계 최장신 농구선수였던 이명훈(234㎝)과 북한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리던 박천종 등으로 남자 농구 ‘우뢰팀’을 구성, 노동당 중앙위 청사내에 있는 고위간부 전용 ‘신암체육관’에 상주시키고 함께 농구경기를 즐기곤 했다.

소식통은 “김정철은 김 위원장에게 조던을 평양으로 초청할 것을 여러차례 졸랐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스위스와 러시아 등의 무명 농구팀들을 평양에 초청해 경기를 치르게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북한이 이명훈의 미 NBA 진출을 추진한 배경에도 김정철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97년부터 이명훈의 NBA 진출을 적극 추진했으나, 이듬해 미 국무부가 적성국 교역법 규정을 들어 이명훈이 미국내 수입을 북한으로 송금할 수 없다고 판정함으로써 이명훈은 캐나다까지 갔다가 무산되고 말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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