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이후’ 中 역할.개입여부가 공통 관심

‘2008 북한인권국민캠페인’의 일환으로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스트 김정일,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선 북한의 급변사태시 특히 중국의 역할과 개입 가능성이 토론자들의 공통적인 주관심사로 거론됐다.

이 토론회 발제자와 토론자로 참석한 학자와 전문가들은 대체로 보수성향으로 분류된다.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 = 김정일이 와병상태이지만 상황은 장악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병상 통치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고, 북한에 급변사태가 일어나면 전쟁에 버금가는 대재앙이 될 것이다. 한국은 즉각 전쟁에 준하는 비상사태로 들어가고, 주변국은 급변사태를 막으려 할 것이다.

특히 중국은 군사개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필사적으로 조치를 취할 것이다. 급변사태까지 가지 않고 김정일의 권력을 이어받는 후계자가 나오고 친중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이미 북한 내정에 사실상 깊이 개입하고 있다. 중국은 김정일 유고시 급변사태까지 가지 않고 얼마든지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미국도 여러 가지 분석을 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고 인권상황이 개선되면 중국에 의한 ‘대북 조종’을 양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그러면 분단 고착화로 가는 것이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독재체제를 극도로 내면화해 왔다. 제3의 최고지도자가 나왔을 때 북한 주민이 이를 지도자로 수용할지도 주목된다.

▲김태산 전 체코주재 북한 신발기술합영회사 지배인 = 김정일이 없어졌다고 해도 `벼락 맞은 쇠고기 뜯기듯’ 붕괴하지는 않을 것이다. 남침해 오지도 않을 것이다. 김정일 이후의 문제는 북한 주민들도 많이 생각해온 문제다. 중국을 견본으로 봐왔기 때문에 그런 개혁개방으로 갈 것이다.

지도층은 공산당 권력을 유지하면서 인민들이 잘 살도록 해서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그런 성격의 정권이 들어설 것이다. 북한에 공산정권이 유지되면서 남북한은 중국과 대만 관계에 놓일 것이다. 김정일이 사망하는 그날부터 북한에 식량을 지원해 주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서서히 민주화가 진행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 중국의 개입 문제는 한반도의 미래를 결정하는 사안이다. 중국은 대북 개입을 원치 않지만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에 심각한 혼란과 무정부 사태가 발생하면 중국은 난민이나 대량살상무기 유입 등을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일 것이고 그 상황에서 북한을 안정화시킬 세력이 없다고 판단하면 개입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 중국이 북한에 한번 개입하면 철수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북한에서 혼란이 발생했을 때 남한 측이 결연하게 행동하면 중국은 이에 반대하지 않고 개입도 않을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이라는 완충지대보다 한반도 안정이 더 중요하다. 남한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북한에 대한 책임을 지면 중국이 도와줄 수도 있다.

김정일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대안 엘리트’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여기서 탈북자 교육이 가장 효과적이다.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 현재 김정일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이들은 모두 심각한 결함을 갖고 있고, 군이나 당의 집단지도체제도 북한 역사상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 김정일 이후 권력문제가 대단히 불투명하고 간부 개개인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굉장한 권력투쟁이 일어나 결국 북한은 심각한 혼란상태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대외 이미지를 고려해 북한 개입을 원하지 않고, 유엔에서 빨리 처리해주기를 바랄 것이다. 유엔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본격적으로 개혁개방에 나서면 한국적 문화의 영향을 압도적으로 많이 받고, 대단히 빠른 속도로 남북한간 문화적인 통일이 진행될 것이다. 그러면 중국의 개입 여지도 줄어든다.

▲이춘근 이화여대 겸임교수 = 김정일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이고, 언젠가 급변사태가 올 것이다. 기다리던 상황이 왔을 때 우리의 희망에 맞게 어떻게 상황을 만들어갈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북한에서 권력투쟁이 일어나고 무질서한 상황이 발생할 때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

중국이 북한에 들어가 질서를 잡으면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통일은 물 건너간다. 북한이 어느 영향권에 들어가느냐, 북한이라는 공백을 어느 쪽이 차지하느냐는 국제정치에서 중요한 문제다. 우리는 한반도 영토에 대한 이익이 가장 적은 미국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 = 김정일은 이전에도 많은 기행을 보여준 만큼 잠적이 반드시 건강과 유관하지는 않은 것 같다. 김정일의 9.9절 행사 불참은 김정일식 상황관리 방식의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북한이 핵불능화 원상복구를 선언하고 비핵지대화 주장을 하고 있는 데 대한 6자회담 참가국의 반응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가 있다.

그러나 ‘포스트 김정일 사태’는 언젠가 일어나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 북한의 급변은 지난 60년동안 기다리던 사태다. 김정일 유고와 급변 사태 발생시 이를 통일에 어떻게 접목시킬까를 논의해야 한다. 지난 10년간은 통일정책, 북한 급변사태를 담을 그릇이 없었다.

북한의 무정부 상태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대량살상무기 통제가 이뤄질 것인가이다. 필요한 경우 무력으로 대처하는 옵션을 배제할 수 없다. 그중 하나인 ‘작전계획 5029’를 다시 살려 필요시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