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분노가 겁나 인권 비켜가면 안돼”

(05-05-19 조선일보)

북핵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목표는 북한의 정책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지, 6자 회담장의 북한 대표석에 사람을 끌어다 앉히는 것이 아니다. 6자회담 형식이 일리가 있다고 해서 협상 방법론 자체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양자 협상을 하듯, 6자 회담틀 밖에서도 공식·비공식 대화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6자회담 과정에서 아무 전제 조건 없이 북한과 모든 현안을 협상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이 도움을 줘 왔지만, 기대했던 만큼 충분한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는 인식이 워싱턴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중국에 대해 “북한이 절대 의존할 수밖에 없는 후원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않고 있다”는 실망감이 생겨날 것이다.

작년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북한인권법은 순전히 인도주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북한 붕괴를 촉진하기 위한 의도가 숨어 있거나, 또는 북핵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북한 인권문제는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소재가 됐다. 김정일 정권의 계산된 분노가 겁나 비켜가면 안 된다. 북한 주민이 고통받는 현실이 각종 문서로 확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나라건 침묵하는 것은 철학적,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

한국이 20세기 한국의 정치와 경제 안정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한·미 동맹을 21세기 들어 별 생각 없이 저버리는 것은 현명치 못하다. 자주(自主)라는 이름으로 다른 나라와 거리를 두는 것은 단기적인 정치적 이득이 될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현명한 정책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동맹은 해당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본질적인 면에서 국가 주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짐 리치 미국 하원 아태소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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