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또 다른 취미는 NBA 시청

외국산 고급 코냑과 캐비아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미국프로농구(NBA) 경기 시청이라는 또 다른 취미를 갖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일간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북한 문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김 위원장의 이미지와 연관된 소품으로 고급 코냑이나 캐비아 뿐 아니라 NBA 경기가 방영되는 TV 리모컨도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NBA 팬임을 가장 확실하게 드러낸 것은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때였다.

당시 올브라이트 전 장관을 수행했던 북한 분석 전문가 봅 칼린은 김 위원장에게 줄 선물로 “스카치위스키 말고 뭔가 특별한 것”을 찾던 도중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이 사인한 농구공에 생각이 미쳤다고 회상했다.

칼린은 “북측 인사들은 그 공이 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고 김 위원장이 기뻐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 공은 세계 각국 지도자들로부터 받은 선물을 전시하고 있는 묘향산 국제친선 전람관의 전시품이 됐다.

1998년 이후 3번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NBA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토니 론존 이사도 이런 주장의 근거를 제시했다.

론존 이사는 국제농구연맹(FIBA)에서 주관하는 북한 내 농구 지도자 연수를 위해 처음 방북을 시도했을 때는 북한 땅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중국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지만 두번째에는 수백명의 농구코치들을 비롯해 1만여명에 이르는 청중 앞에서 강의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김 위원장이 객석에 있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며 “북한 체육담당 부처에서 내 강의록을 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당시 번역을 맡았던 사람이 조용히 강의록을 원했던 사람이 김 위원장이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당시 키가 2m35㎝로 최장신 농구선수였던 리명훈을 NBA에서 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캐나다에 보낸 데도 김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1990년대 초에 국무부 한국 관련 부서에 재직했던 진 슈미엘도 김 위원장의 농구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미국을 방문한 북한 관리들과 실무회담을 진행했던 당시 회담이 길어지면서 호텔 방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북측 최고위 관리가 자신의 시계를 보더니 (당시 시카고 불스 선수였던)“스코티 피펜이 부상에서 회복됐는지 봐야 한다”며 TV 앞으로 향했다고 한 외교분야 웹사이트에 게재한 회고록을 통해 설명했다.

그 덕에 북한 관리들과 공식 대화 대신 ’NBA에서 지역방어제를 도입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고 말한 슈미엘은 북한 관리들이 “여러해 동안 꾸준히 경기를 봐 왔음을 알 수 있었다”며 당시 북한 대표단의 최고위 관리가 “상사와도 함께 농구 경기를 봤다”고 말했다.

김정철을 포함해 김 위원장의 아들들 중 적어도 2명이 열성 농구선수라는 점, 김 위원장이 키가 커진다는 명목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농구 경기를 장려했다는 점들도 김 위원장의 농구에 대한 관심을 대변하는 요인들이다.

현재 스탠퍼드대 객원연구원인 칼린은 일부 정치인들이 1970년대에 중국과 수교를 추진할 때 ’핑퐁 외교’를 벌였듯 북한과도 ’농구 외교’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유용하고 긍정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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