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中개혁개방 칭찬은 말장난?

김정일의 방중은 언제나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한다. 그의 방중 일정이 5일째를 넘기면서 과연 이번에는 ‘개혁개방’의 징조가 나타날 것인지 내외신이 주목하고 있다.  


지금 김정일의 머리 속에는 중국의 경제지원 및 3대 세습에 대한 지지 확보로 꽉 차 있을 것이다. 창춘(長春)에서 2천여㎞에 달려 양저우의 장쩌민(江澤民)을 찾은 것은 중국 공산당 내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상하이방’의 후광을 이용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일 입장에서는 남북간 경제협력이 개성공단 외에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북한에게 2012년은 ‘강성대국’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할 ‘심판의 날’이지만 정작 남한사회에서는 ‘또 한번의 대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남한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진다 한 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시절의 만만한 ‘햇볕’을 기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핵개발-금강산관광객 총격-천암함 폭침-연평도 포격 등으로 이어지는 대북 피로감과 전대미문의 3대부자세습 때문에 한국내 여론은 바닥으로 가라앉아 있다.


쓰나미에 방사능 문제까지 겹친 일본은 북한에 관심을 보일 여유가 없고, ‘테러와의 전쟁’의 핵심이었던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한 오바마 미 행정부는 식량문제에서조차 분배투명성을 요구하는 등 북한에 대한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때문에 김정일은 이번 방중에서 중국의 대표적인 이미지인 ‘개혁개방’에 대해 우호적인 것 처럼 보이는 ‘프로파간다’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창춘의 대표적 산업시설인 이치자동차 공장, 양저우의 대형 할인매장,  중국 최대 전자업체인 난징의 판다전자를 차례로 방문했다. 


마치 중국의 경제발전상을 하나하나 견학하겠다는 식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데, 아쉽게도 이런 행태는 과거에도 수차례나 반복된 적이 있다.


김정일은 2000년에는 중국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중관춘을 방문했었고, 다음해에도 상하이 푸동지구를 방문해 ‘천지개벽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2006년 광저우·주하이 등 남부 경제특구를 둘러봤을 때는 “광둥성 변화에 감동 받았다”고 말잔치를 늘어 놨지만 북한의 개혁개방 조치는 전혀 없었다. 북한은 2007년부터 오히려 시장통제 정책을 강화하기 이르렀다.


이제 남은 김정일의 ‘쑈’는 베이징에 들러 중국의 개혁개방 성공을 축하는 ‘선언’을 발표하거나, 단둥(丹東) 정도에서 초대형 북-중 경협 계획에 서명하는 것 정도만 남겨 두고 있다. 


이미 북한과 중국이 창지투(長吉圖, 창춘-지린-투먼) 개발과 라선 개방을 연동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고, 압록강 하류의 ‘황금평’ 개발권 양도를 체결할 것이란 전망 등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북한의 ‘개혁개방’으로 이어질 지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3대 권력세습을 최고 목표로 정한 이상 체제의 체질 전환이 불가피한 개혁개방을 선택할 여지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기대와 달리 김정일은 당분간 개혁개방과는 반대 방향으로 역주행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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