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최악의 언론자유 침해 지도자”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과 함께 언론을 가장 많이 탄압하는 지도자 명단에 올랐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3일 세계언론자유의 날을 맞아 내놓은 연례보고서(2004년판)와 함께 언론자유를 탄압하는 지도자와 조직 3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RSF는 이 명단에 오른 개인이나 조직 때문에 지난해에 언론인들이 살해되고, 투옥됐으며, 육체적인 공격을 받거나 위협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명단을 보면 언론자유를 억압하는 주요 지도자로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이 올랐고, 이밖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무아마르 카다피 리바아 국가원수,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이 꼽혔다.

조직중에는 아이보리코스트의 ‘젊은 애국자 민병대’ 등이 포함됐다.

한편 RSF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전세계에서 언론인 53명이 직무와 관련해 피살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언론자유가 공격받고 유린됐다며 지난해는 언론자유의 시련기였다고 평가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직무와 관련된 살해당한 언론인 수는 지난 95년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며 특히 언론인에게 가장 위험한 취재지역인 이라크에서는 지난해 19명의 언론인이 살해되고 10여명이 납치됐다고 밝혔다.

이라크 다음으론 필리핀, 방글라데시가 기자들이 활동하기에 가장 위험한 국가로 지적됐으며, 이라크를 제외한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도 주로 신념을 이유로 16명의 언론인이 피살됐다.

보고서는 직무와 관련돼 구금된 언론인 수는 올해 1월 초 기준으로 중국 27명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107명에 달한다며 중국은 세계에서 언론인을 가장 많이 가둬놓은 나라라고 비판했다.

중국 다음으로는 쿠바(22명), 에리트레아(14명), 미얀마(11명) 순으로 언론인 구금자 수가 많았다.

보고서는 이어 지난해 전세계에서 체포된 언론인은 최소 907명에 달하고, 또다른 1천146명이 육체적으로 공격당하거나 위협을 받았고, 622곳의 언론매체가 검열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북한과 투르크메니스탄, 에리트레아를 최악의 언론자유 침해국가로 규정했다. 반면 취재원 공개를 거부한 언론인을 사법처리한 미국 법원의 결정을 비난하면서도 북미와 유럽 등에는 언론자유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보고서는 북한과 관련, “독재자 김정일의 통치 아래에서 이렇다할 언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가했으며, 한국에 대해서는 노무현(盧武鉉) 정부가 비판적인 주요 일간지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새로운 법을 만들었지만 이 법안은 야권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쳐 수정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중동 지역에서 보도활동을 하는 것은 현지인 및 외국인을 막론하고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이라크에서 19명을 포함해 지난해 21명의 언론인이 중동지역에 살해됐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 등 옛 소련의 일부 국가들에서 지난해 반체제 언론인들에 대한 검열과 탄압이 계속됐다고 덧붙였다.

RSF는 결론적으로 “언론 자유는 세계 모든 곳에서 여전히 확보되지 않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라는 불빛이 어떤 곳에선 켜졌지만 다른 곳에선 꺼졌다”고 지난해 전세계 언론상황을 종합 평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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