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왜 저속한 작품을 좋아할까?”

▲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과 김정일의 기념사진 뒤로 ‘전체주의적 키치’로 활용된 대형 파도 그림이 보인다. ⓒ연합

“독재자들은 왜 저속한(kitsh.키치) 예술 작품을 좋아하는 것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일행과 김정일이 함께 찍은 사진에 등장한 그림과 관련해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지난 4일 억류된 미국 여기자들의 석방 교섭을 위해 방북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평양 백화원 영빈관 내 ‘대형 파도 그림’을 배경으로 김정일과 사진을 찍었다.

신문은 “클린턴 일행 뒤에 있는 배경 그림은 무섭게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 위로 새들이 낮게 날고 있는 장면”이라고 설명하면서 “이것은 평범한 그림이 아니라 목적이 있는 정치적 선전”이라고 지적했다. 즉 “독재정권이 그들의 지도자를 미화하기 위해 예술을 ‘전체주의적 키치’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

또한 “그림이 주는 메시지는 간단하다“며 “가볍게 날개 짓하는 새들은 자연의 낙원을 연상시키며, 정권이 그러한 낙원을 일굴 것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맹렬하게 몰아치는 파도는 모든 적들을 무찌를 준비가 돼 있는 국가와 위대한 지도자를 상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체주의 국가의 공식 예술품인 이런 작품들은 국가를 위한 생각들을 전하는 선전 도구로 쓰이고, 국가와 지도자를 미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북한 전역에 세워진 각종 기념물도 이러한 ‘전체주의적 키치’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자와 농민, 지식인 계층의 승리를 찬양하는 의도로 세워진 노동당 창건 기념비는 높이가 150피트가 넘는다”며 “이 조각물은 다락방에서 일하는 굶주린 예술가가 만든 것이 아니라 평양 만수대 작업실에서 조립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통제 하의 북한 예술’이란 책의 저자인 제인 포털 보스턴박물관 아태담당 공동회장은 “만수대는 3천여 명의 예술가들이 모여 있는 예술작품회사로 놀랄만한 속도로 작품들을 만들어 낸다”며 “한 달에 평균 두 개의 대작들을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체주의 국가들의 이러한 저속한 작품은 옛 소련시절부터 시작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 작품은 정권을 찬양하고 독재자에 대한 개인숭배를 강화하면서 정권 통치를 연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다.

이에 따라 스탈린 치하에서 공산당은 예술이 혁명의 대의를 위해 쓰이도록 했고, 이후 나치나 중국의 마오쩌둥,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등이 사회주의 리얼리즘 등을 채택했다.

포털 회장은 “북한식 사회주의 리얼리즘 버전인 ‘킴 컬트(Kim Cult)’는 그들 자신을 신으로 간주하는 ‘마오 컬트’와 ‘스탈린 컬트’에 기초하는 전형적인 개인숭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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