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왜 일본 팬들의 사랑을 잃었는가”

“어릴 때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위해 일하는 군인이 돼 일본과 싸우고 싶었답니다”

재일교포 3세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운영하는 조선학교를 졸업했다는 이모(35)씨.

그는 학교에서 북한을 ‘사회주의자의 천국’으로 배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1990년대 초 북한을 두차례 방문할 기회를 가지면서 이러한 환상이 완전히 깨졌다고 한다.

그는 “학교에서 배운 것과는 180도 달랐다”면서 “학교에서는 한 번도 북한에서의 삶이 얼마나 끔찍한지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현재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는 그는 북한에 대해 여전히 애정을 갖고 있지만 김 위원장에 얽매여 일본 내에서 북한의 실질적인 외교 창구 역할을 전담하는 조총련에 실망해 2001년 탈퇴를 결심했다.

이씨처럼 일본에 거주하는 60만 명의 조선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북한 정권에 실망해 조총련을 떠나고 있다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10일 `왜 김정일은 일본 팬들을 잃었는가’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북한에 애정을 가진 재일 조선인들이 주축이 돼 구성된 조총련은 분단 이후 수십 년 동안 재일 조선인들이 반의무적으로 낸 기부금을 북한에 건넸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북한 정권의 추악한 실상이 잇달아 폭로되면서 김 위원장에게 등을 돌리고 조총련을 탈퇴하는 재일 조선인들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타임은 밝혔다.

이로 인해 수천만 달러의 자금을 북한에 비밀리에 전달한 조총련이 현재는 5억 달러의 빚을 지고 도쿄에 있는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가 차압 조치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조총련 관계자는 “북한에 대한 충성심이 저하되는 문제도 있고 또 조총련이 재일 조선인 사회가 필요로 하는 문제들을 잘 대변하지 못하다 보니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1955년 설립된 조총련은 한 때 한국어 학교와 문화 기관 등을 운영하면서 재일 조선인들의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시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재일 조선인들의 삶을 개선하기 보다는 북한의 행동강령을 전달하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자금을 건네는 창구 역할로 전락하면서 재일 조선인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게다가 1960년대 조총련의 주도로 북송된 수만 명의 재일 조선인들을 북한에서 고난과 억압을 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1990년대에는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 실태가 폭로되면서 조총련에 대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특히 2002년 북한이 스파이 양성을 목적으로 1970년대 이후 일본인들을 납치한 사실을 인정하고 지난해에는 핵실험까지 강행하면서 대다수의 재일 조선인들이 북한정권이나 조총련과 연류되길 거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일본 내에서 조선인에 대한 차별이 완화되면서 재일교포 3, 4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일본인과 결혼하거나 일본국적을 취득하는데 거리낌이 없다는 점도 조총련 탈퇴가 늘어난 원인으로 꼽힌다고 타임은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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