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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죽을 사람 입장에서는 가스를 마셔 죽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굶어서 영양실조로 말려 죽는 고통은 경험하기 전에는 정말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북한 요덕 정치범수용소 출신의 탈북자 강철환 씨는 15일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북한인권 진실 혹은 거짓’ 대학생포럼에서 “북한에서 사형수로 판결 나면 그때부터 굶고 온몸을 몽둥이로 맞는다. 공개총살 전에는 팔다리 관절은 다 꺾이며 돌로 이빨을 깨 자갈을 입에 물린다”고 말했다.
이 날 강 씨는 자리에 함께한 100여명의 대학생들에게 “인권이란 단어가 없는 곳, 북한”을 주제로 북한 수용소 내 심각한 인권유린 실태와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질타했다.
강 씨는 북한 체제를 설명하며 “북한은 전통적인 사회주의,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 김일성 생일은 ‘태양절’, 조선민족은 ‘김일성 민족’이라고 하는 ‘사이비 봉건 교주 국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을 신처럼 여기는 사이비 교주가 신도 성폭행, 헌금 횡령 등을 일삼고 더군다나 군대까지 이끌고 있다고 생각해봐라. 그 끔찍한 교주는 신도들을 인질 삼아 못할 것이 없을 것”이라며 김정일의 전횡을 비난했다.
이날 강 씨는 부인이 얘기하지 말라고 했지만 자신은 부끄럽지 않다며 수용소에서 쥐를 잡아 먹었던 일화를 떠올렸다. “극한 상황에 사람이 놓이게 되면 사실 쥐고기도 너무 귀하다. 한국에 와서 맛있는 고기를 많이 먹었지만, 그때 먹은 쥐 뒷다리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옥수수와 소금만 먹는 정치범 수용소에서 신기하게도 유일하게 살찐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 집에 갔더니, 방 한 켠에 쥐를 사육하고 있더라. 우리가 ‘쥐 토벌대장’으로 별명을 붙여주었다”고 하자 학생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그 장면을 머릿속에 연상했는지 강의실은 이내 숙연해졌다.
또한 강 씨는 현 대북정책에 대해 “남한 정부는 평화를 너무 중시하여 인권 문제는 그 다음으로 미뤄놨다”며 “노예에게 밥 많이 준다고 인권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듯, 생존권과 인권은 다르다”라고 했다.
한양대 북한인권동아리 ECHO 최중호 회장은 “북한이라는 사회를 바꾸려면 우리 학생들이 무언가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열정을 바쳐서 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보다 가치 있고 절실한 문제가 바로 북한인권문제”라며 이번 포럼의 취지를 밝혔다.
이날 ‘북한인권 진실 혹은 거짓’ 북한인권대학생포럼은 향후 숙명여대(19일), 경희대(22일) 등 서울지역 대학교를 순회하며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