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개혁개방 요구 붕괴책략으로 이해”

▲김만복 국정원장과 김양건 북측 통전부장이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사진=국정원>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국내에서 찬반 여론이 갈리는 가운데 회담 전반에 걸쳐 막후 실무 역할을 담당했던 김만복 국정원장이 비판론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기고문을 발표했다.

김 원장은 14일 ‘정상회담 10가지 진실’이라는 글을 국정브리핑에 싣고 “우리 사회 일각에서 회담성과에 대해 무분별한 비판 및 왜곡 해석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원장이 새로운 사실을 공개하기 보다는 논리적 반박에 치중해 큰 설득력을 갖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 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북핵 폐기에 관한 구체적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 “이번 ‘2007 남북정상선언’에는 핵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을 약속한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 실천의지를 명시했다”며 “이 사실 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핵폐기가 전제되지 않은 채 종전선언 구상을 합의한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북핵문제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은 우리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비핵화 달성과 평화체제 협상과정은 서로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성과로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의 설치를 들고 있다. 그러나 안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오히려 대북경계의 빗장을 풀게 되는 것이고, 북방한계선(NLL) 무실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반박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원장은 “우리 정부의 입장인 ‘NLL은 정전협정 이후 남북간에 유지되어 온 실질적 해상 경계선으로서,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해상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확고히 준수해 나간다’는 사실에 변함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회담에서 합의한 ‘내부문제 불간섭’조항이 북한인권 회피 수단이라는 지적에 대해 “점진적으로 개선 노력을 하자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합의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북측과 ‘6.15 공동선언’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키로 합의한 바 없다”며 “이 문제는 앞으로 남북관계 진전으로 여건이 조성되는데 따라 국민여론 수렴과 국회동의 등 국내법이 정한 절차를 거쳐 신중하게 검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정부 내 북한 개혁개방 용어 사용 자제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이 말한 취지는 정상회담 과정에서 북측이 개혁ㆍ개방문제를 ‘남측의 북한체제 붕괴책략’으로 이해하고 특구 추가개발에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며 “북측이 오해하고 있는 ‘개혁·개방’ 용어를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북측의 입장을 좀 더 배려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에서 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