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원자바오 회담.만찬 배석자들 눈길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간 5일 면담과 만찬에 북한측 참석자로 북한 언론매체들이 장성택 국방위원 겸 노동당 행정부장,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세 사람을 거명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이 원 총리의 숙소를 방문해 면담한 자리에는 강석주 제1부상, 김양건 부장, 김영일 외무성 부상이 수행했고, 백화원 영빈관에서 마련한 만찬에는 이들과 함께 장성택 부장도 참석한 것으로 보도됐다. 다른 고위인물은 거명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특히 원 총리와 회담에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통전부장이 배석한 것이 주목된다.

김 부장은 국방위원회 참사 직책도 겸했고, 당 국제부에 오래 근무하며 중국 공산당과의 외교 일선에 섰던 ‘중국통’으로 현재도 북한 지도부내 대표적 중국 라인이지만 남북관계 업무를 중점 다루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김 위원장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할 때도 배석한 점을 감안하면 그가 원 총리와 회담에 배석한 것은 중국통으로서가 아니라 남북관계 주무책임자로 한반도관련 외교무대에 적극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이나 중국 정부 모두 자신들과 북한간 양자관계를 만들어갈 때 남북관계를 주요 고려 요소로 삼고 있는 만큼, 김양건 부장은 남북관계 현황과 북한의 대남정책 등에 대해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양건 부장이 미국과 중국에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하면서 현재 남북관계 교착 상황에 대한 설명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이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김 위원장 면담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특사 조문단 파견, 추석 이산가족 상봉 등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강석주 제1부상은 북한의 대미 핵외교를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지난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지난달 중국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김정일 위원장 면담 때도 배석했다. 중국과 핵문제를 논의하더라도 미국과 관계를 떠나선 얘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성택 부장의 만찬 배석은 그가 김 위원장 다음의 북한 실권자이자,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은의 후계체제 구축을 총괄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원 총리 방북 행사와 관련해 북한 언론에 그의 이름이 언급된 것은 만찬 행사가 유일하다.

장 부장은 지난 2000년 신의주특구를 주도한 장본인으로 이 때문에 중국 지도부의 눈밖에 났다가 2006년 3월 중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 지도부와 관계를 돈독히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5월 김정은 후계자 내정을 통보하기 위해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을 때는 중국 지도부를 만나지 못한 채 귀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 전문가는 “장성택 부장이 김 위원장에 이은 2인자로 현재의 김정은 후계구도 정착이나 추후 북한 권력체제에서 중요한 인물인 만큼 북한 당국 차원이나 장 부장 개인 차원에서나 중국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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