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왕자루이 8일 만날듯…핵ㆍ6자 조율 유력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시기와 방식을 놓고 관련국들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치열한 가운데 중국의 왕자루이(王家瑞) 대외연락부장이 평양을 방문해, 그가 언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어떤 내용의 대화를 나눌지 관심이 쏠린다.


왕 부장의 방북 전례에 비춰볼 때 그가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은 거의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2003년 현직을 맡은 왕 부장은 그동안 2004년 1월, 2005년 2월, 2008년 1월, 2009년 1월까지 모두 네 차례 북한을 방문했는데 한 번도 빠짐없이 김 위원장을 면담하고 귀국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뇌혈관계 질환으로 쓰러져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009년 1월 외빈으로는 처음 왕 부장을 만나는 `각별한 호의’를 보인 예도 있다.


특히 북한을 둘러싼 최근의 정세를 감안할 때 지금 김 위원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왕 부장을 만나고 싶어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관측이다.


미국의 선(先) 6자회담 복귀 요구와 북한의 선 평화협정 논의 및 제재 해제 요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작년 12월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 때 형성된 북미간 `대화 모멘텀’도 점차 약해지는 상황인지라 중재자격인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는 시선 또한 많은 것이 사실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또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인민생활 개선’을 제1의 정책목표로 천명했지만 계획경제 복원을 겨냥한 화폐개혁 및 시장폐쇄가 사실상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중국의 경제 원조라는 `설 선물’이 절실할 처지다.


그런가 하면 후진타오 주석의 친서를 갖고간 것으로 알려진 왕 부장과 비핵화나 6자회담 복귀 같은 초대형 이슈를 논의를 사람은 북한 안에 김 위원장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 `초대형 이슈’의 범주에 남북 정상회담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왕 부장이 북한에 도착한 6일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과 함께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하루가 멀다하고 지방 현지지도를 다니는 김 위원장이 일단 평양에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는 점에서 그렇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면담이 이뤄질지보다 언제 이뤄질지가 정작 관심사로 떠오르는데, 왕 부장의 방북 사흘째인 8일로 일단 관측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최근 사례인 작년 1월 방북 때 왕 부장은 이튿날 최태복 노동당 중앙위 비서 겸 최고인민회의 의장, 김영일 내각총리를 면담했고 사흘째 되는 날 김 위원장을 만나 후진타오 주석의 친서를 전했다.


앞서 2008년 1월 방북 때는 이튿날 김 위원장을 면담했지만 방북 첫날 만찬에서 최태복 비서를 만났다.


이번에 왕 부장은 방북 첫날 김영일 당 국제부장이 주재한 만찬에 참석했고 이튿날 다시 김 부장이 이끄는 노동당 국제부 대표단과 회담을 가져 외견상 `당 대 당’ 외교의 모양새를 갖췄다.


하지만 당이나 내각의 최고위급 `실력자’를 만나지 않아 아직 김 위원장을 면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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