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에게 영혼 팔아먹은 자 누구인가?

▲ 3일 이임식 가진 러포트 前 주한미군사령관(좌), 윤광웅 국방부 장관, 벨 신임 사령관

리언 러포트 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3일 이임사에서 한 이야기가 잔잔한 파장을 낳고 있다.

평소 “한미동맹 문제없다”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왔던 러포트 전 사령관은 이날 최대한 절제된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작심한 듯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향후 한미동맹은 위협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한미양국의 공개적인 토론에 의해 시련을 겪을 것”이라고 걱정하며 “한미동맹에 대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과 동맹 분열로 득을 보는 이들로부터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포트가 이야기한 ‘동맹분열로 득을 보는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우리는 그런 이들의 실체와 수법을 참여정부의 탄생 과정에서부터 지켜봤고, 최근 더욱 분명히 그것에 직면해 있다.

국가기밀문서를 공개하는 불법행위를 거리낌없이 하면서 그것을 ‘국민의 알 권리’라는 너절한 가면으로 위장하고, 그로 인해 언론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자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비열한 범죄자들이 바로 ‘동맹분열로 득을 보는 이들’이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사건조차 ‘미군의 살인’으로 과장한, 아니 대국민 사기를 친 반미주의자들에 편승해 쏠쏠한 재미를 보며, 한미관계에 흠집이 나든 말든 이성적으로 옳든 그르든 상관없이 ‘군중심리를 장악해 표만 확보하면 그만’이라는 일념으로 집권한 사람들이 바로 ‘동맹분열로 득을 보는 이들’이다.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모조리 친미주의자로 몰아붙이고, “친미는 곧 반역세력이자 기득권 세력”이라는 가당치 않은 주홍글씨를 새겨 넣으며 청년들의 민족감정을 교묘히 활용해 그것을 정권연명의 동아줄로 붙들고 있는 세력이 ‘동맹분열로 득을 보는 이들’이다.

한미동맹과 김정일,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번 재미를 보았던 이들은 결코 그 맛을 잊지 못해, ‘설마 큰 일이야 있겠어’ 하는 생각으로 동맹관계를 뒤흔드는 일을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계속할 것이다. 그렇게 동맹관계에는 무사안일로 일관하는 이들이 김정일이 헛기침만 해도 커다란 일이라도 벌어지는 양 쩔쩔매며 아첨의 손바닥을 비벼대고 있으니 이런 모순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북한 체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압박을 가하고 또 때로는 붕괴를 바라는 듯한 미국 내 일부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정부가 그와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미간에 마찰과 이견이 생길 것”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은 이 정권이 얼마나 ‘갈 데까지 가버렸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가 결국 남한의 반미친북세력은 김정일 정권과 같은 날에 사망하게 될 것이다. 반미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결코 손을 맞잡아서는 안될 김정일 정권과 손을 잡은 그날부터 그들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먹은 파우스트처럼 도덕과 이념적 일관성마저 상실해 버렸다.

김정일 정권의 극악무도한 통치 실상이 낱낱이 전 세계에 알려지는 날, 그들은 인민의 돌팔매질을 당하며 향후 몇 십 년 동안은 한국의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지 못할 것이다.

최소한의 정치적 감각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동맹분열’로 득을 볼 것이 아니라 김정일 정권을 하루빨리 제거하여 득을 보는 이기적 계산을 하는 편이 오히려 낫다고 조용히 제안한다.

한국의 정치인들이여, 이제 분명히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한미동맹과 김정일, 둘 중 하나를 택하라.

곽대중 논설위원 big@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