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에게 말선물? 이우재 제정신인가?

▲ 김정일은 백마을 특별히 좋아한다

한국마사회 이우재(李佑宰) 회장이 2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말 두 마리를 선물하겠다”고 했다. 이 회장측은 지난 6월 북한에 이같은 의사를 전달했으나 북측에서 대답이 없어 지금 와서 털어 놓았다는 것이다,

이우재 회장이 진짜 제정신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신문이 잘못 전달했는지 어리둥절할 뿐이다.

김정일이 애마(愛馬)가라는 사실은 13년간 그의 전속요리사를 지냈던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의 수기를 통해 남한에 잘 알려졌다. 후지모토는 김정일의 별장인 원산초대소와 창성별장에서 김정일과 단둘이 승마한 경험담을 책에 썼다. 당시 김정일은 그에게 일본의 경마장에 대해 누누이 물었다고 한다.

그의 수기를 통해 강동, 창성, 원산, 22호초대소를 비롯한 전국에 널려진 김정일의 별장에서 말을 사육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 숫자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알려진 게 없지만 상당수가 될 것임에는 틀림없다. 김정일의 승마용 말은 일반 말과 달라 주민들이 정성껏 관리해야 함은 두말할 여지도 없다.

말 사육을 맡은 호위국(김정일 경호대) 군인들은 일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김정일의 승마취미를 위해 말을 정성껏 관리한다. 김정일이 ‘올 여름은 창성별장, 가을에는 원산별장’ 이런 식으로 미리 휴가지를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민은 굶고 김정일은 승마 취미

주민들은 김정일이 승마를 좋아한다는 사실조차도 모른다. 북한 선전매체에서 “장군님은 늘 ‘쪽잠’과 ‘줴기밥'(주먹밥)으로 끼니를 에우며(때우며) 오로지 인민들을 위해 희생하신다”고 하는 말을 그대로 믿는다.

더욱이 식량난이 심각해지기 시작한 92년에 김정일이 승마를 즐기다 낙마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주민도 없다. 그만큼 김정일의 사생활은 철저한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이다.

김정일이 식량난 시기에 아버지 시신궁전을 만드는 데 8억9천만 달러를 쏟아붓지만 않았어도 300만 명이 굶어죽는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북한주민들은 굶고 있는데, 김정일의 승마 취미를 북돋워주기 위해 말을 선물한다고? 도대체 이회장의 머리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아연질색할 뿐이다.

기자가 남한에 와서 들은 이야기로는 이회장은 과거 민주화 운동을 하다 정계에 들어갔고, 한나라당에서 열린당으로 당적을 옳겼다고 했다. 과거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이 고작 독재자 김정일에게 아양을 부리는 게 말이나 되는가?

최악의 민생고에 허덕이는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이번 이회장의 ‘말 증정’ 발언은 “잠시 내가 헛것을 봤다”고 실토하고 당장 철회해야 한다.

김정일을 위해 말을 선물하는 것은 한마디로 북한주민들을 우롱하는 행위다. 말 보낼 돈이 있으면 주민들이 먹을 수 있게 옥수수라도 보내는 것이 진정으로 주민들을 위하는 길이다.

한영진 기자(평양 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