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도 차우셰스쿠와 같은 최후 맞이할까?

“김정일은 루마니아 차우셰스쿠처럼 인민들의 버림을 받을지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에 떨고 있다.”


NK지식인 연대 김흥광 대표는 지난달 발간한 소식지 ‘북녘마을’에서 김정일 정권의 반인륜적인 폭정정치에 대해 북한주민들이 그냥 넘어가기는 어렵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탈북자들은 김정일의 최후를 차우셰스쿠와 비교해 말한다. 북한 인민의 생명과 인권을 아랑곳 하지 않고 체제 유지에만 급급한 김정일에 대해 북한 주민들이 그냥 용서하지는 않을 것이며 급속한 변화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유럽 공산 국가들의 몰락이 진행되던 1980년대 후반.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억되는 것은 1989년 12월 25일 루마니아의 철권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자국 군대에 의해 처형되는 장면이다.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와 차우셰스쿠는 잔인함과 개인숭배, 초호화생활이라는 유사점 때문에 비슷한 최후를 맞게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물론 독재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북한과 루마니아의 인민들은 ‘매우 악랄한 독재자’에 의해 통치 받은 경력이 있다. 다만 북한은 현재까지도독재 정권이 유지되고 있고 루마니아는 끝이났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에드워드 베르가 지은 책 『차우셰스쿠 – 악마의 손에 키스를(2010.4/연암서)』는 루마니아의 악명 높은 독재자 ‘차우셰스쿠’의 등장부터 몰락까지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차우셰스쿠는 루마니아 공산당 중앙위원, 정치국원, 서기장을 거쳐 1967년 국가평의회 의장(대통령)이 된 후 4선 동안 독재를 한 인물로서 북한의 김정일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통치방법이 잔인하고 악독했다. 


특히 차우셰스쿠는 독재뿐 아니라 호화스러운 생활과 반체제 활동 등을 대비해 핵심 관리들을 더욱 철저하게 감시했다.


차우세스쿠는 루마니아 인민들이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외국은행 계좌에는 4억 달러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그의 딸은 해외에서 수입한 황금 저울을 사용하는 등 초 호화생활을 했다. 또한 루마니아의 관리들도 차우셰스쿠의 ‘비밀경찰’의 보복이 두려워 함부로 나서지 못했다. 그의 절대 권력 아래 루마니아 모든 이들은 그의 하수인이 됐다. ‘루마니아의 김정일’이 따로 없다.


저자는 서두에서 그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그의 독재정치를 더 이상 참지 못한 루마니아 인민들의 반(反)정부시위가 1989년 일어난다. 차우셰스쿠는 이 반(反)정부시위를 폭력 진압하려다가 임시정부의 군부에 체포되어 총살당하고 그 생을 마감한다.


차우셰스쿠는 자신을 감금한 ‘세쿠’소령에게 “자네에게 100만 달러, 200만 달러도 줄 수 있어. 달러를 주기 전에 숨겨둔 수백만 레이(루마니아 화폐단위)를 가져올 수도 있어”라며 탈출과 함께 방송국에 아무도 모르게 자신을 데려다 달라고 구걸한다.


또한 재판 심의 과정에서 검찰관이 루마니아 인민들을 빈곤에 빠트린 죄목에 대해 추궁하자 차우셰스쿠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한사람의 인민으로서 분명히 말하건대 루마니아 근로자들은 그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1년에 200킬로그램의 밀가루와 부식을 배급받을 수 있었다. 루미나이아의 역사에서 이러한 발전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완강히 부인한다.


지난 1월 북한 김정일이 “흰 쌀밥에 고깃국을 인민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언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차우셰스쿠는 외국계좌에 조성한 4억 달러의 비자금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한다. 그는 줄곧 “4억 달러는 무슨 돈을 말하는 것이냐” “나는 단 1달러도 외국 은행에 예치한 사실이 없다”며 발뺌한다.


티미쇼아라에서 벌어진 반정부시위를 막으려 자행한 루마니아 인민 학살에 대해서도 입을 다문다. 그는 “학살이라니 무슨 말인가?”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저자는 이 같은 우상화 작업은 차우셰스쿠시대의 역사책들을 통해 찾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역사책들은 ‘위대한 지도자’ 차우셰스쿠에 버금갈 수 있었던 왕은 세 사람, ‘부레비스타’, ‘데체발’, ‘미하이’라면서 미하이를 따랐던 용맹한 지도자 4명이 차우셰스쿠의 고향인 스코르니체슈티에 뿌리내렸다고 말함으로써 차우셰스쿠가 네 명중 한 사람의 후손이라는 주장한다.


개인숭배에도 앞장섰던 차우셰스쿠는 결국 봉기한 시민군에 의해 사형을 선고 받고 아내 엘레나와 함께 총살당한다. 사형 직후 차우셰스쿠 부부의 시신은 곧바로 사라졌지만 다음날 아침 총살이 집행된 학교 운동장 안의 차고에서 버려진 채 발견됐다. 화려했던 독재자의 비참한 최후다.


과연 김정일도 차우셰스쿠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까?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셰스쿠의 몰락이 ‘민중봉기’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처럼 북한 독재자 김정일이 최후를 맞이할 때 북한 주민들이 그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까?  먼저 이책을 읽고 생각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