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건강.美대선, 北대남행동 변수될듯

“북한이 공언한 행동에 나설지 여부와 그 시기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미국 대선이 변수가 될 것이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 삐라 발송 등이 계속될 경우 `단호한 실천행동’에 나설 것임을 언급한 북한 군부의 28일 입장 표명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14일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을 통해 남북관계 전면 차단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이날 군사회담 대표단 대변인의 조선중앙통신 인터뷰라는 보다 공식적인 형식을 통해 대남 강경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성배 박사는 “단순히 말로 압박하려는 차원은 아닌 것 같다”며 “다만 남북관계 전면 차단 등의 조치가 자신들에게도 부담스러운 일인 만큼 명분을 축적하기 위해 재차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북관계 전문가는 “남북간의 기싸움이 막판에 온 것 같다”며 “대남 행동에 나서기에 앞서 우리 정부를 향해 마지막으로 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북한이 대남 압박을 강화할수록 정부가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선도적으로 노력할 여지는 더 좁아진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경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음을 인식한 듯 2일 군사실무회담과 27일 군사실무접촉을 통해 개성공단 관련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아직은 `북한 변수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남북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부 안에서 큰 힘을 얻지 못하는 양상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정부가 떠밀리듯 대북 지원에 나서고, 회담 개최를 제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북한의 압박이 강화되더라도 과거와 다른 대북정책의 원칙을 고수하려는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문제삼고 있는 민간단체들의 대북 삐라 살포 또한 현행법상 제재할 규정이 마땅치 않아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예상대로 남북 관계에서 조만간 상황 타개를 위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북한의 대남 행동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일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거론된다.

이날 김성호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에서 `업무처리에 큰 지장이 없다’는 취지로 김 위원장의 상태를 분석했지만 김 위원장이 언제 정상적으로 대외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의 영역에 있다.

만약 김 위원장이 회복 중이라 하더라도 상당기간 병상 통치가 불가피한 상태일 경우 체제 위협 요인인 삐라 살포를 중단시키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대남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반대로 김 위원장이 조만간 주민들 앞에서 건재를 과시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면 단순히 삐라 살포만을 문제삼아 개성공단 중단 같은 초강경 조치로 신속히 나아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대남 행동의 시기 측면에서 다음 달 4일 미국 대선도 변수로 거론된다.

대미 관계를 중시하는 북한으로서는 북.미 직접 대화 추진을 공언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승산이 커진 상황에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한반도발 안보 변수를 선거 전에 만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런 만큼 북한이 대남 압박 카드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일단 미 대선 결과를 지켜본 뒤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심 환기 차원에서 곧바로 행동에 나설 것인지,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가 공식화되는 것을 지켜본 뒤 움직일지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일각에서는 예상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