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7월에만 18곳 현지지도…”‘9·9절’ 앞두고 성과 독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월 한 달에만 총 18차례에 걸쳐 현지지도에 나서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9월 9일, 소위 ‘9·9절’로 불리는 북한 정권수립일을 앞두고 경제적 성과 창출을 독려하는 동시에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9일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한 달 간 신의주화장품공장을 시작으로 평안북도·양강도·함경북도·강원도 소재 공장과 건설장, 기업소 등 18곳(북한매체 공식 보도 기준)을 돌며 현지지도에 나섰다. 이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있었던 전체 현지지도 건수와 비교해 보더라도 현저히 높은 수치다.

실제 통일부가 매달 갱신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공개활동 동향’에서 월별 현지지도 건수를 살펴보면 ▲1월 3건 ▲2월 2건 ▲3월 0건 ▲4월 0건 ▲5월 1건 ▲6월 2건으로 조사됐다. 반년 간의 현지지도 건수를 모두 합치더라도 7월 한 달 동안 집계된 건수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특히 지난 한 달간 군사 관련 행보를 보인 경우는 청진조선소(7월17일)에서 새로 건조한 전투함의 구조와 전술·기술적 제원, 무장장비 설치 상황을 살펴보고 시험항해를 한 것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해 사실상 민생경제와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 단위들로 행보가 치우쳤다.

7월 현지지도 가운데 인민군 제810부대 산하 낙산 바다연어 양어사업소와 석막 대서양 연어종어장(7월17일)과 인민군 제525호 공장(7월 25일), 원산 영예군인 가방공장(7월 26일) 등 군 관련 장소들이 포함되기도 했지만, 해당 장소를 방문한 김 위원장은 가방 생산, 콩 농사, 연어 양식 등 인민경제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민생행보는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과 19~20일 북중정상회담 이후인 6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9·9절을 한 달 앞둔 8월 현재까지도 그의 현지지도와 관련한 북한 매체의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어, 향후에도 관련 행보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어랑천발전소 건설장을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달 17일 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6월 30일부터 현지지도에 돌입해 가장 최근인 8월 8일까지 40일간 전국 6개 지역(도) 23개 단위에 현지지도를 나섰는데, 이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며 “9·9절을 앞두고 경제 부분에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동력을 만들어내고자 압축적·집중적으로 현지지도를 돌며 강행군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실제 북한 당국은 올해 정주년(70년)을 맞는 9·9절과 관련해 ‘공화국 창건 일흔 돌을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빛내자’라는 기치를 내걸고 축제 분위기를 대대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9·9절에 가시적인 경제성과를 제시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현지지도를 통해 각 지역 단위를 추동하고 목표 달성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일부 지역에서 관료들의 행태를 강하게 질책하며 이례적으로 쓴 소리를 내뱉은 것 역시 경제 부분의 책임자들을 다그쳐 성과를 내도록 채찍질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홍 연구위원은 “대외적으로는 상반기에 여러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정세 전환을 꾀했지만 대내적으로는 내세울만한 성과가 없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인민생활에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있고, 경제에 몰두하고 것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인민생활 향상에 힘쓰는 지도자’라는 애민(愛民) 이미지를 부각, 주민들의 지지 기반을 다지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노동신문은 지난 5일 ‘위대한 인민사랑의 삼복철 강행군이여’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기록적인 폭염에도 계속되는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거론해 칭송하면서 각 단위가 경제 부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밖에 북한이 지난 4월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의 승리를 선포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새로운 노선을 밝힌 결정서를 채택한 만큼, 김 위원장의 최근 행보는 전략적으로 내부의 자립경제 역량을 가늠하기 위한 실태 점검의 일환이자 ‘경제 드라이브’의 본격적인 시동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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