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014年 성과 미미하고 실수 반복하면…

김정은이 ’12·12 장성택 처형’으로 후견인 체제를 종식시키고 유일지배체제를 확립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2014년 북한은 ‘김정은 유일지배체제 확립’에 더욱 매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김정은이 추진하는 정책의 성과가 미미하거나 실수가 반복될 경우 체제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30일 발표한 ‘2013년도 북한정세 평가 및 2014년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당·전군·전 사회에 대한 유일영도체계 확립을 2014년도의 핵심 당면과제로 제기하고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은 이를 위해 권력층 내 장성택 처형에 따른 ‘여독’과 잔존 분파세력을 청산하고 권력층 세대교체 및 친정체제 구축을 완료, 김정은에 대한 절대적 충성을 강요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향후 장성택을 대체할 새로운 2인자나 실세가 등장하기보다 김정은 중심의 유일적영도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권력 구조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2014년 상반기에 예상되는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와 김일성 사망 20주기·김정일 3주기 등을 계기로 체제 공고화에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김정은 체제 출범 후 처음 열리는 만큼 정치적 의의를 크게 부여하고, 이를 통해 북한의 권력구조 재편방향이 보다 구체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함께 최근 장성택 제거 과정에서 부상한 당 조직지도부의 기능과 권한이 유일영도체계 확립 과정에서 더욱 확대·강화되고, 군에 대한 당적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함으로써 김정은의 군권 장악을 더욱 공고화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김정은 유일지배체제 확립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권력재편은 잠재적 체제불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세대 권력층에 대한 강압적 물갈이와 숙청은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권력엘리트 대부분의 심리적 불안과 동요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고 특히 김정은의 정책추진 과정에서 실수가 반복될 경우 이들 엘리트들의 김정은에 대한 비판의식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때문에 향후 북한 권력층의 안정화 여부는 김정은의 용인술과 권력 장악력, 정세 판단력과 정책 추진력 등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봤다. 또한 북한의 정책이 김정은의 자질과 성향·능력 등에 좌우될 가능성이 그 만큼 커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보고서는 김정은 유일지배체제 공고화 과정이 지속되면서 인권상황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부사조 유입 및 확산, 탈북 시도, 비사회주의 현상, 체제불만 행위 등에 대한 감시와 처형이 더욱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단기적으로는 유일영도체계 수립에 기여할 것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내부 불안과 동요, 체제 불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2014년에도 북한은 기본적으로 핵무력·경제발전 병진 노선을 고수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으며, 김정은의 경제업적을 창출하기 위해 외자유치, 관광 활성화, 인력송출, 경제특구 확대 등의 조치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보고서는 경제정책은 앞으로 정책 장악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은 자신의 개혁의지에 의해 성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했으며, 특히 중국과의 경협창구 역할을 하던 장성택 라인이 대거 축출됨에 따라 황금평·위화도 및 나선 특구 사업은 정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보고서는 대규모 숙청으로 초래된 엘리트층의 분열과 주민불만 등으로 인한 체제위기를 해소하고 내부 단결을 도모하고자 내년 3월 한·미 군사훈련을 명분으로 대남도발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무력도발에는 신중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 도발의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고 보복위험이 적은 디도스(DDOS) 공격 등 사이버테러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