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후계자 공식 지명’ 언제?

북한은 44년 만에 노동당 대표자회를 개최해 당 조직을 재편하고 인사를 단행, ‘김정은 시대’의 포석을 마련했다. 김경희·장성택과 리영호를 요직에 선임해 ‘혈통(血統) 후견’과 ‘선군(先軍) 후견’에 기틀을 다졌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사실상의 후계자인 김정은에게는 인민군 ‘대장’ 칭호 수여에 이어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직책까지 신설해 선임했다. 사실상 ‘김정은 후계작업’에 돌입했음을 대내외에 공포한 셈이다. 다만 절차상 김정은을 언제 후계자로 공식 ‘지목’하는 것만 남았다는 분석이다. 


김정일 경우 대외적으로 후계자로 공개되기 전에 ‘당중앙’이라는 이름으로 정지작업과 우상화 작업을 거쳤다. 1974년 2월에 열린 노동당 제5기 8차 전원회의에서 당내 핵심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 정치위원이 되면서 후계자로 공인됐고, 이때부터 그를 ‘당중앙’으로 호칭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1980년 10월 노동당 제6차 대회에서는 김정일을 김일성의 후계자로 공식 선포했다. 북한이 김정일을 내부적으로 후계자로 지명하고도 공식적인 공개를 몇 년간 늦춘 것은 김정일이 권력 기구와 핵심 간부들을 확실히 장악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례에 비춰볼 때 김정은 역시 군조직과 당조직에 대한 장악과 더불어 내부 우상화 작업을 충분히 거친 후에 공식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관측에 따라 추후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당대회에서 김정일에 의해 후계자로 공식 선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실제 이번에 열린 당대표자회는 노동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당대회와 당대회 사이에 당의 노선과 정책 및 전략전술의 긴급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는 자리다. 이는 당대회가 조만간 개최될 수 있음을 예고한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이 같은 해석에 비춰볼 때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당조직을 정비하고 중앙위원회 위원들을 선출한 것은 결국 ‘김정은 시대’를 공포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김정일과 달리 후계자로 물망에 오른 지 2~3년도 채 지나지 않은 김정은에 대한 공식 지명 절차는 보다 간소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일성과는 달리 김정일의 건강이 ‘변수’로 작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이 건재한 상황에서 이미 당 중앙위원회가 재조직되었기 때문에 김정은의 당권 장악은 요식절차라는 관측도 나온다.


굳이 정치실무적 부담이 큰 ‘당대회’를 거치지 않고서도 ‘절차상 당권 계승’은 이번 당대표자회를 통한 조직정비로 어느 정도 완성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당조직 최고지도기관인 중앙위 결정으로 언제라도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포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김정은이 당권(黨權)이 아닌 군권(軍權) 장악에 우선 집중한 것도 이 같은 고려에 의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일단 이번 당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에 공식 직함을 부여한 만큼 앞으로 ‘청년대장’ ‘김 대장’ 등의 호칭으로 불리며 김정은에 대한 ‘내부 추대’ 작업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후계자 공포’는 김정일의 건강, 김정은 업적 쌓기, 당·군·내각·통치기관 등에 대한 장악 정도, 국내외 정세 등에 따라 가늠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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