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후계구축에 新경제주체 여성 앞세워

군과 당을 중심으로 빠르게 권력 장악에 나서고 있는 김정은이 여성단체를 대상으로 한 우상화 선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0년대 이후 시장화 현상과 더불어 북한 사회의 새로운 경제 주체로 떠오른 여성들은 가정과 사회 조직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당국은 경제력을 갖춘 여성들이 사회주의 건설과 후계 세습 구축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 아래 이들의 체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선전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김정일 후계 세습 당시 여성들이 동원적 역할에 그쳤던 것과 비교했을 때 향후 김정은 시대에 있어서는 여성들의 역할이 적극화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표면적으로 시장 세력을 탄압하면서도 이들을 통해 형성된 자본을 체제 유지의 기반으로 활용하려는 이중적 태도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은 읽혀지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9일 도 사적관에서 ‘온 나라 여맹원들은 김정은 동지의 영도따라 강성대국 건설의 앞장에 서자’는 제목으로 도 여맹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 있었다”며 “‘최고사령관 동지의 풍모를 그대로 이어받으신 김정은 동지의 영도를 받는 것은 여맹원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행복’’이라며 위대성 선전을 했다”고 11일 전했다.


또한 “평양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건설을 ‘우리의 힘, 우리의 기술로 김정은 동지께서 진두지휘하고 계신다’며 작년 당창건 65돌 경축행사와 평양, 함흥, 개성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열린 축포야회의 내용을 담은 기록영화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여맹(조선민주여성동맹)은 직장에 다니지 않는 여성들이라면 반드시 참여해야하는 노동당 외곽조직이다. 60년대에는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여성 노동력 동원을 주도했고, 70년대에는 김일성 유일사상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교양사상사업에 앞장섰다.


이 과정에서 당시 여맹위원장을 지낸 김정일의 계모 김성애가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여맹을 노동당에 버금가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단체로 키워냈다.


김정일은 후계자 시절 김성애와의 치열한 권력싸움을 거친 후 여맹을 무력화시키는 조치들을 취해왔다. 그러나 김정일이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고 김성애 등 곁가지의 부활 가능성이 사라져 버린 1990년대 들어서면서 북한당국은 여맹에 대한 제재를 조금씩 완화하고 여맹을 직맹(조선직업총동맹)이나 농근맹(조선농업근로자동맹)과 같은 근로단체 수준에서 관리하기 시작했다.


특히 김정일은 지난달 초 김정은과 함께 여맹 예술소조의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김정일이 오랜 악연을 이어 온 여맹의 공연에 김정은을 대동한 것은 앞으로 후계체제를 구축해 가는 과정에서 여맹의 역할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외에도 최근 권력 기관에 대한 ‘간부 물갈이’를 통해 조직 정비에 나서고 있는 김정은이 여맹 조직을 향해서도 인적 개편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강반석 혁명학원을 졸업하고 새롭게 배치되는 동당비서와 여맹위원장들을 축하하는 모임과 김정은에게 올리는 양강도 여맹원들의 맹세문 낭독도 있었다”며, 그러나 “젊은 간부들의 배치에 나이 많은 사람들은 불만도 표시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최근 혜장동 동당비서가 비사회주의를 조장했다는 이유로 해임되고 혜화동 동당비서와 여맹위원장 2명은 밀수 방조죄로 해임됐다고 한다.


또한 혜신동 동당비서를 거쳐 도당 근로단체부에서 부부장으로 일하고 있던 한 여성은 가정혁명화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이 여성의 남편은 강철공장 직장장으로 개인에게 불법적으로 강철을 팔았다는 죄로 도 안전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소식통은 “회의에 참가한 일부 여맹원들은 새로운 지도자를 맞으며 자기들 앞에 떨어질 무거운 과제와 물갈이를 통한 간부교체에 우려와 불안감을 나타냈다”며 “여맹원들은 ‘좋은 자리는 다 자기네가 차지하고 어려운 일은 불쌍한 여맹원들에게 차려진다, 새로운 지도자가 어떤 방법으로 우리를 피곤하게 할지 두렵다’는 등의 불만을 터놓았다”고 반응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