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능력 과시해 정통성 확보 노린다”

북한이 미국 전문가에게 고농축우라늄(HEU)의 핵심인 원심분리기를 내보인 이유가 후계자 김정은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복잡한 방정식 같지만 답은 비교적 간단해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 6자회담은 양손의 케이크다. 협상 중에는 비핵화를 명분으로 경제지원 등 양보조치를 얻을 수 있고 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사실상 핵무기 공식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이 왜 이 시점에 HEU카드를 들고 나왔을까?’라는 대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한에서 후계자 문제 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도발행위는 김정은에게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지 않으면 내놓을 카드가 아니다.


이번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는 김정은 시대에도 핵보유국 야망은 계속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다.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북한은 유엔 대북제재 등으로 경제난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 미북대화를 통한 외교적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면서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후계 기반을 다지기 위한 촉매제 차원에서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궁영 한국외대 교수(글로벌정치연구소장)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대북제재가 지속돼 (북한이 현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어나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판단도 고농축우라늄 카드를 커낸 이유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내부적으로는 파워엘리트들에게 ‘미국과 우위적 입장에서 핵 담판을 펼치고 있다’는 후계자의 리더쉽을 보여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즉 미국과 맞서는 대외정책을 후계자인 김정은이 주도함으로써 현재 미약한 수준의 충성심을 끌어 올리려는 목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남궁 교수는 “북한은 현재 계속해 뭔가 이슈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이번 HEU카드에 대한 미국의 반응 여부에 따라 3차 핵실험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 “김정은 역시 아버지 김정일 시대와 마찬가지로 핵능력 과시를 통해 대외적 안보와 정통성 확보, 자주성 과시, 경제적 보상 등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오히려 체제 완성을 위해서는 김정일 때보다 플러스 알파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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