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까지 농촌지원에 동원됐던 북한 중학교 학생들에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고 기말 시험이 실시돼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예년에 비해 농촌동원 기간이 길어진 데다 김정은의 조기 방학 지시로 농촌동원에서 복귀하자마자 기말 시험이 실시됐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평안북도 신의주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7월 초 중학교에서 갑작스럽게 기말시험을 본다고 학생들에게 통보했다”면서 “6월에 꼬박 농촌에 나가 모내기와 김매기 등의 작업만을 했던 학생들이 시험 준비할 시간을 보장해 주지 않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교원들과 교장은 당국의 지시사항이라면서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만 했다”면서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주민 사정과 반대되는 지시가 너무 많이 내려오는 거 아니냐’ ‘학생들 교육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불평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학기말 시험을 여름 방학 2주 전인 7월 중순에 실시되지만 올해엔 김정은의 지시로 보름가량 방학이 일찍 시작되면서 시험도 앞당겨져 7월 초에 실시됐다. 이와 관련 데일리NK는 지난 18일 ‘삼복더위에 학생들이 더위를 먹을 수 있다’는 김정은의 지시로 보름가량 방학이 일찍 시작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북한은 올해 농촌 동원에 소학교 1학년생을 비롯해 중학생들 전부를, 기간도 보름가량 길어진 6월 말까지 학생들을 동원했다. 특히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밤늦게까지 작업을 진행하도록 강요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연일 이어진 동원에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7월 초부터 시험 준비를 시작하려고 했었다”면서 “그러나 갑자기 시험이 실시된다고 하자 학부모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이런 지시를 원수님(김정은)이 내렸다는 것에 허탈해 했다”고 말했다.
반면 고위 간부 자녀들의 상황은 달랐다. 해당 간부에게 뒷돈(뇌물)을 준 간부 자녀는 농촌 동원을 나가지 않았고, 많은 돈을 들여가면서 개인 교사를 두고 있는 간부 자녀들은 조기 기말고사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돈이 많은 간부 자녀들은 처음에만 농촌 지원을 나가다 나중에는 하루 6000원 정도를 바쳐 동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학교 교원들도 노력 동원에 불려가기 때문에 자녀를 둔 간부들은 이 기간 동안 좋은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에게 돈을 주면서 자녀 공부를 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현상에 일반 주민들은 ‘돈만 있으면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을 당국이 오히려 조장한다’는 불만을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