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특사’ 파견 소식 접한 北주민들 반응은?

북한 김정은이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러시아에 ‘특사’로 파견한 소식이 주민들 사이에서 화제(話題)라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김정일 시대에도 특사 파견은 보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집권 3년 차를 맞고 있는 김정은은 지난해 5월 당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을 특사로 중국에 파견했었다. 이번이 두 번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1면에 김정은이 보낸 특사 최룡해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친서’를 전달했다며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이날 조선중앙텔레비전과 중앙방송도 이 같은 소식을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북한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과거 수령님(김일성)과 장군님(김정일) 시절에도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외국에 특사를 파견한 적은 거의 없었다”며 “김정은이 작년에 이어 이번에 또 특사를 파견한 소식은 주민들에게 큰 화젯꺼리다”라고 전했다.


김일성은 1950년대 말부터 외국 방문을 시작했다. 그는 외국 수반들을 초청하기도 하고, 초청받아 다른 나라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특사를 파견하는 일은 드물었다. 김정일 역시 당(黨), 정(政) 대표단을 해외에 파견하기는 했지만, 본인 명의로 중국과 러시아에 특사를 파견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김정일은 2000년 당시 총정치국장이던 조명록을 미국에 특사로 파견한 바 있다.  


김정은이 러시아에 특사를 파견한 데 대해 주민들은 “자기(김정은) 위상을 뽐내기 위한 선전에 불과하다”면서 “경험도 없고, 너무나 어린 사람(김정은)을 놓고 지도자로 상대할 나라가 어디 있겠냐”라고 말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어 “지난해 중국에 특사 파견했어도 김정은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러시아라고 받아들이겠냐”며 “내년에는 또 어느 나라에 파견되겠는지 최룡해가 가엾어 보인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이 전한 특사 파견에 대한 주민들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소식통에 따르면 주민들은 기업소와 시장과 같은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젊으신 원수님(김정은)께서 대국을 상대로 공개적인 대외 활동을 하고 계신다”라고 말한다.


반면 가족, 친척이나 친구들과는 “말이 특사지 김정은을 국가지도자로 인정해 줄 것과 제발 초청해 주길 바란다는 구걸 행각과 같다”고 소곤거린다.


또 “나이도 어린 김정은이 자기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간부를 특사로 지목해 대국에도 파견하는 당당함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 반응을 보이면서도 “단 한 번도 대외활동 못해본 풋내기 지도자라는 비난에서 벗어나려는 선전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