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별장이 있는 묘향산 특각의 보강 공사에 쓰일 건설 자재를 열차로 호송하던 8총국 병사들이 이 자재를 훔치려고 달려든 평안북도 지역 군부대 병사 1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25일 전했다.
이달 초 1호 자재 절도 병사의 사망 사건이 발생했지만 20여 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8총국과 지방 군부대 사이에 사건 책임자 처벌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8총국 1여단 병사들이 묘향산 특각용 1호 자재를 실어나르는데 평북도 간이역에서 열차가 쉬는 사이 지방 군인들이 뛰어들어 자재를 밖으로 내던졌다”면서 “8총국 병사들과 지방 병사들 사이에 충돌이 거세게 벌어졌고, 그 사이 기차가 출발하면서 병사 1명이 밖으로 떨어져 사망했다”고 말했다.
인민내무군 8총국은 평양시 건설을 전문으로 하는 공병부대이다. 이들은 국가 주요 건설 사업과 김씨 일가 특각 건설에도 동원된다. 이번 묘향산 특각 보수 공사에 쓰일 자재를 호송하던 중에 기차를 습격해 물건을 훔치는 병사들과 맞닥뜨리게 되면서 결국 사망 사건까지 발생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평북도 지방군 병사들은 간이역에서 5분 가량 멈춰섰을 때 기차에 뛰어올라 돈 되는 물건을 훔치거나 무거운 자재는 밖으로 집어 던지는 상황에서 이를 제지하는 8총국 병사들과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소식통은 “기차가 다시 출발했음에도 싸움이 계속됐고, 흥분한 8총국 병사들이 지방군 병사를 기차 방통 밖으로 강하게 밀어 버렸다. 결국 기차 밖으로 팽개쳐진 군인은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말했다.
북한 기차역에 열차가 서있는 사이 해당 지역의 민간인이나 군인이 기차에 뛰어들어 절도 행각을 벌이는 일은 종종 발생한다. 최근 북한 군부대에 식량 공급이 부족하면서 이러한 열차 습격 같은 대범한 범죄까지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책임 소재를 두고 8총국과 평안북도 지방 군부대 사이에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전 같으면 1호 자재 도적질을 하다가 죽으면 말도 꺼내지 못하고 부대 전체가 초상집이 됐을 것”이라면서도 “이번에는 원수님(김 위원장)이 ‘1호 물자보다 군인의 생명이 소중하다’는 지시를 내려 사건 책임소재가 분명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에도 내부에서는 ‘원수님을 모시기 위한 1호 물품을 나르는 열차를 습격한 죄가 크다’며 지방 군부대 병사들이 사건의 책임을 지게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8총국 병사들은 임무를 다하기 위해 벌인 행동이고, 죽은 병사는 1호 물품에 손을 대다가 죽은 것이기 때문에 병사의 죽음에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