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태풍 피해방지에 ‘정찰총국’ 이례적 투입 지시, 왜?

정찰총국 비밀 엄수 목적 자체 수호 하달...평양도 주둔 부대 동원해 주유소·연유창고 수호 주력

평양 대동강변의 유람선인 ‘무지개호’의 피해를 막기 위해 대비하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태풍 ‘바비’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평양시 국가 주요기관 주유소 및 연유(燃油)창고 등지에 공작업무를 담당하는 정찰총국을 긴급 투입, 시설 파괴 등 미연의 사건·사고 방지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당(黨) 정치국 확대회의(제7기 제17차)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당시 북한 매체는 ‘태풍피해 방지에 관련한 국가적인 비상대책’을 논의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었다.

이에 따라 정찰총국 예하 군인 1개 대대(500여 명)는 주유소·연유창고와 정찰국 초대소(별장), 가상훈련장 등 현장에 25일 10시경 긴급 투입됐다. 대민(對民) 지원이 아닌 국가 및 정찰국 자체 시설 수호에 나선 셈이다.

즉, 이들에게 ‘군사 비밀 시설이 태풍에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고, 복구를 신속하게 처리하라’라는 지시가 하달됐다는 것.

여기서 흥미로운 부분은 정찰총국이 재난 상황 관리 작업에 투입된 게 이례적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국가 주요 시설 수호 및 정비 사업은 김정은 일가 우상화 건축물과 특각(별장) 건설을 주임무로 하는 인민군 1여단 건설부대에서 맡아왔다.

소식통은 “(당국은) 정찰총국 훈련장 및 초대소 공급기지 등의 비밀이 드러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후에도 계속 정찰총국 관련 군사 시설엔 자체적으로 직접 인원을 선발·투입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수해가 발생한 황해북도 은파군에서 군인들이 피해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주요 시설 수호엔 방어사령부나 포병지도국 등 평양 주둔 군대들이 나섰다. 다만 낙랑구역 등 주변 구역은 제외됐고, 중심구역을 중심으로 1개 대대씩이 투입됐다고 한다.

평양시는 아니지만 ‘남포특별시’에도 군 병력이 전격 투입됐다. 즉 남포항에 서해함대사령부와 육군 3군단 소속 1개 대대 인원이 시설물 보호 작업을 펼치고 있다는 것.

이번 군 병력 투입에 후방총국도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섰다고 한다. 군인들이 착용할 ‘판초우의’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으나 바로 관련 공장을 만가동, 인원수에 맞게 모두 지급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25일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모든 부문에서 태풍 피해를 미리 막을 수 있게 즉시적인 대책들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