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최근 국경연선(沿線)에서 ‘탈북하다 체포된 주민에 대해 총살하라’는 김정은의 명령을 국경경비대에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탈북하는 주민들을 총살하라는 명령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국경지역 주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근 탈북을 준비하거나 시도를 하다 체포된 주민들에 대해 엄한 형벌을 줄 데 대한 명령이 국경경비대에 하달됐다”면서 “특히 탈북하다 적발된 주민이 반항하거나 도강을 중단하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뛸(탈북) 경우 이들에 대해선 현장에서 총살하라는 명령까지 내려왔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지금 국경은 완전 봉쇄된 상태이며, 두만강에서 먹는 물을 긷거나 빨래하는 주민들에 대해서도 엄격한 단속과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이럴 때 잘 못 걸리기만 하면 시범겜(본보기)으로 처벌당할 수 있다. 빨래하는 것도 조심해야 될 것’이라며 조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특히 “주민들은 ‘그렇게(탈북자) 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면서 ‘먹을 걱정이 없다면 탈북하라고 해도 안 할 것’이라고 말한다”면서 “최근 검열로 탈북하거나 밀수하는 사람도 없는데 그런 명령을 한다는 것은 ‘우리를 다 말려 죽이려는 것’이라는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경비대원들이 실제로 탈북자를 비롯해 국경에서 도강하는 주민들에 대해 총격을 가할지는 모르지만, 현재 경비대를 비롯해 해당 지역 보안원들이 엄포를 놓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일단 당국의 조치를 보면서 몸을 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경 분위기에 대해 소식통은 “지금 국경은 고요하다 못해 소름끼칠 정도로 잠잠하다”면서 “‘사람 죽이는 국경봉쇄가 언제까지 가겠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주민들이 많고 ‘차라리 콱 전쟁이라도 났으면 좋겠다’는 말이 또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2월 16일(김정일 생일)이 지나면 탈북자 가족들을 모두 추방시킨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면서 “보안원들은 탈북자 가족들에게 ‘생활 잘하라’며 위협적인 말까지 하고 다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차라리 전쟁이 터졌으면 좋겠다’는 말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시기 유행하던 말로 혹독한 식량난을 대변한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주민들 대부분 장사 등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면서 이러한 말을 하는 주민들이 줄었다. 그러나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국경경대가 대폭 강화돼 주민들의 생계형 밀수 및 도강 등이 어려워지자 최근에 다시 이런 말이 주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소식통은 “당국은 장군님(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해 ‘인덕정치, 인민사랑’을 선전하고 있지만 국경지역에서의 탈북자가 끊이지 않고 있어 이러한 국경경비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당국은 탈북자들에 대해 ‘공화국을 배신한 자들’로 규정하고 엄벌을 내릴 것을 지시해 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