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의 경호부대인 ‘호위사령부’ 요원 1명이 지난 추석 고향으로 내려가던 중 조선인민내무군 산하 ‘7총국’ 군인들에게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호위사령부는 김 씨 일가(一家)를 측근에서 경호하는 친위부대로 알려져 있어 이번 사건으로 부대가 발칵 뒤짚혔다.
평양 내부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평양 사동 구역 인근에서 지난 7일 새벽 7총국 군인 5명이 금품을 갈취할 목적으로 길가에서 기다리다가 사람이 다가오자 돈을 빼앗고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이 살해당한 사람이 (김정은) ‘친위전사'(친위대)여서 태풍이 몰아친 것처럼 한바탕 큰 소동이 일어났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7총국 군인 5명은 자신들이 살해한 남성의 신분이 친위전사라는 것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국가안전)보위부는 이 사건을 (철저히) 비밀로 부치고, 7총국 군인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친위부대인 호위사령부는 올해 추석을 맞아 오랫동안 고향에 가지 않았던 인원들을 소수 선발해 고향에 다녀올 것을 지시했다. 또 이런 친위대원들에게 당국이 직접 고급 양주 등 선물을 잔뜩 챙겨 주기도 했다.
소식통은 “(7총국 대원들은) 피의자(호위사령부 대원)가 신분이 높다는 것을 알았다면 건드리지 않았을 테지만, 워낙 새벽이라 분간을 할 수 없었던 것”이라면서 “고가의 물건을 소지한 것을 보고 앞뒤 가리지 않고 폭행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워 했다.
살해 당한 호위사령부 요원은 이런 ‘행운아’로 선발됐지만, 평양 지역에서 살림집(아파트) 건설에 투입됐던 7총국 대원들의 표적이 되는 바람에 추석 명절에 목숨을 잃는 ‘최대의 불행아’로 전락하게 됐다.
소식통에 의하면 일부 지역에서 중단됐던 ‘평양 10만호 살림집’ 건설이 최근 들어 평천 구역을 중심으로 재개되면서 7총국 대원들이 평양 곳곳에 많이 들어와 있다. 새벽에 혼자 다니면 강도를 당할 위험이 큰데, 폭행·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이런 군대들이 대규모로 들어오면서 평양 민심이 더 흉흉해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분위기를 전했다.
김정일은 생전에 자신의 신변안전을 책임지는 호위사령부에 대한 신임이 두터웠다. 지난 2010년 10월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가 사망한 지 이틀 만에 후계자 김정은을 대동하고 호위사령부를 방문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인민내무군 산하 7총국이 국가적 건설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권력이 세지만, 김정은 친위부대 요원을 살해했기 때문에 중형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잡혀 들어간 7총국 대원들에 대해 총살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아직 (정확하게) 듣지는 못했다”면서도 “5명의 7총국 대원은 살인죄가 적용돼 사형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부모가 간부라면 직위해임 되는 것으로 끝날 수 있지만, 교화소나 관리소(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부연했다.
한편 국방부에서 펴낸 2010 국방백서에 따르면 호위사령부는 김 씨 일족과 노동당 고위간부의 경호를 맡는 친위부대로 12개 여단 6만여 명 규모로 구성, 기관총으로 무장한 부대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