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을 ‘좋은 친구’라고 언급했던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지난 9일(현지시간) 방북을 철회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로드먼은 이날 스포츠 전문채널 ESPN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원하지 않으면 다시는 북한에 가지 않겠다”며 “인생에서 행복한 일, 위대한 일을 하고 싶었고 그게 내가 원하는 전부였다. 그저 그게 다였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일의 생일을 맞아 방북했을 당시 “뭐라고 생각하든 신경 안 쓴다. 나의 친구 김정은을 사랑한다”며 기세등등하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로드먼은 심지어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로드먼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그동안의 방북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심리적 압박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해 9월 김정은의 초호화 섬 별장에 초대돼 ‘북한 주민들은 굶주리는데도 최고지도자는 유흥에 빠져있는 행위를 비판하지는 못할망정 동조했다’는 국제적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또한 북한인권단체와 미국 정치권의 비판이 거셌다. 미국은 당시 국무부 대변인을 통해 “그의 행보는 스포츠 외교가 아니다”며 그의 행보에 대한 강하게 비판했다.
엘리엇 앵글 미국 민주당 의원도 로드먼의 방북에 대해 “아돌프 히틀러를 점심식사에 초대하는 것처럼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꼬았으며 에드 로이스 미국 연방 하원의 외교위원장은 “로드먼의 농구경기가 최악의 북한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당시 로드먼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화를 내거나 불만 가득한 말로 문제를 더 키웠다. 그는 북한에 억류 중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의 석방에 관한 질문에 “그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알고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고, “마이크 뒤에 숨어 있는 당신(아나운서)과 달리 우리야말로 평양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었다.
이에 따라 방북을 통해 세간의 주목을 받으려던 그의 계획은 이미지 손상이라는 결과만 가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로드먼의 올해 방북에서는 급기야 그를 후원하던 업체가 “북한정권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고려해 친선 농구경기에서 이름을 빼기로 결정했다”면서 “프로젝트를 재검토한 결과 이번 건은 잘못 벌였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