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초상휘장 뗀다고 권력 안정되나

김정은이 김일성·김정일 초상휘장을 달지 않고 공개 석상에 등장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오늘도 초음속전투기를 모는 첫 여성 비행사 조금향, 림설의 단독비행훈련 현장을 찾은 김정은은 초상휘장을 달지 않고 나타났습니다. 이달 들어서만도 12차례 공개 행사에 얼굴을 내밀었는데 그 중에 7번이나 초상휘장을 달지 않았습니다. 한번이 아니라 이렇게 여러 차례 달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히 의도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백두혈통을 운운하며 할아버지 김일성과 거의 비슷한 얼굴, 머리모양에다 심지어는 걸음걸이까지 흉내 내고 다녔던 김정은입니다. 그래선지 북한인민들과 똑같이 항상 왼쪽 가슴에 초상휘장을 늘 달고 다녔습니다. 그렇다면 최근에 무엇 때문에 초상휘장을 떼고 다니는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겠습니까. 그것은 권력의 자리에 않은 지 이젠 4년이나 됐으니 제 딴에는 본격적으로 자기 시대가 열렸다는 걸 외부세계에 의도적으로 보여주려는 수작입니다.

지난 4년 동안 김정은은 김일성을 그대로 흉내 내느라 꽤나도 힘들었을 겁니다. 몸집을 불리려고 운동 같은 건 애당초 하지 않았을 테고 또 얼마나 많이 먹어댔는지 사진만 봐도 딱 알릴 정도입니다. 당연히 몸에 병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보다는 서른도 안 된 어린 나이에 갑작스레 죽은 김정일을 대신해 권력의 자리를 차지했으니 불안감이 더 몰려왔을 겁니다. 오죽하면 패륜아라는 말을 들으면서까지 자기 고모부 장성택까지 무자비하게 죽였겠습니까.

물론 앞으로 초상휘장을 뗐다 달았다 하는 김정은을 보게 될 겁니다. 그러나 김정은이 초상휘장을 달고 다니든 안 달고 다니든 북한인민들은 개의치 않습니다. 하루 한 끼를 더 걱정해야 하는 인민들이 김정은한테 무슨 관심이나 가지겠습니까. 인민들한테 환영받으려거든 이제라도 북한 사회를 개혁 개방하는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선대가 끼친 죄악을 덜기 위해서라도 케케묵은 백두혈통을 운운하지 말고 젊은 나이에 개혁개방을 꼭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자기 일가의 왕국이 아닌 김정은의 시대 개막 선언으로 되게끔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