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북한 군 병사가 구타 등을 참지 못해 남한으로 귀순한 가운데 김정은 집권 이후 군대 내에서 하급 병사에 대한 구타나 가혹행위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지시에 의해 군인들에 대한 기강 잡기가 엄격하게 진행되면서 일선 병사들에 대한 구타가 잦아졌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군 소식통은 16일 “북한 군부대에는 정치부가 있는데 정치부는 군인들에 대한 충성교양과 함께 ‘혁명적 동지애’와 ‘상하일치’ ‘관병일치’ 정신으로 무장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군대 내부에서는 늘 언쟁과 구타 등 싸움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남조선과 국경을 맞닿아 있는 부대에서는 특히 체제 충성도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쳐 선발할 뿐만 아니라 정치사상 학습에 대한 강도가 높다”면서도 “그러나 내부에서는 복종 거부로 인해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소식통은 “장군님(김정은)이 수령이 된 이후 군부대 군관뿐 아니라 하전사(병사)들의 기강을 잡기 위한 내부 통제와 단속이 강화됐다”면서 “하지만 먹을 것을 제대로 주지 않고 내부 기강만 잡으려니 젊은 하전사들이 이탈하거나 탈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알려지지 않지만 상급 군관에게 구타당한 하전사들이 죽는 경우도 있다”면서 “악질 군관들은 하전사들을 상습적으로 괴롭히고 명령에 불복종 하는 경우 심하게 구타해 사망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소식통은 “후방사업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한 군부대 안에서 병사들 사이에 개인비품(사품)과 먹을거리 문제를 놓고 서로 많이 차지하거나 좋은 걸 가지겠다고 싸우는 경향이 많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훈련 외 텃밭 가꾸기 등의 부업 과정에서 어린 병사들을 잔심부름 시키는 경우가 많이 있다”면서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으면 바로 구타를 하고 이에 대한 불만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식통은 20대 초반 군관학교를 졸업하고 군대에 입대한 소대장들과 10년제 복무제에 의해 복무하고 있는 일반 병사들 간의 나이가 비슷해 부대 내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20대 초반에 군관학교에 뽑혀 3년 만에 졸업한 소대장들 나이가 분대원들의 나이와 같거나 적은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경우로 인해 복종 관계 충돌로 이어지고, 심하면 구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분대원들은 ‘나보다 어린 지휘관’이라는 인식으로 명령을 소홀히 여기게 되는 것이고, 소대장들은 ‘어리다고 깔보는 것이냐’는 자격지심으로 더욱 악랄하게 대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소식통은 이번 북한 군인 귀순 이유에 대해 군대 내에서 불고 있는 한류(韓流)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정치적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군 내부에서 철저히 단속과 감시를 진행하고 있지만 남조선 문화에 대한 젊은 하전사들의 호기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국 바람을 먹으면 자유에 대한 열망이 생겨나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젊은 층일수록 드라마에서 나온 남쪽 현실을 직접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처벌과 죽음이라는 두려움보다 자유에 대한 갈망이 갈수록 커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5일 강원도 화천에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10대 북한군 병사가 귀순 이유로 “상습 구타” “폭력이 만연한 북한 현실에 불만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