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질책 받은 평북 의료기구공장 간부들도 철직·추방

“안일 해이한 자세로 개인 이해만 타산해 국가에 큰 손실” 책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두 달 여간 전국을 다니며 30여 곳을 현지지도했다. 김 위원장은 방문 지역의 사업 성과에 따라 칭찬과 질책을 쏟아냈고, 간부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김 위원장이 만족감을 표시한 삼지연 건설 현장은 한달 새 두 번을 찾아 건설자들을 격려한 반면, 방문 지역마다 호된 질책을 받은 함경북도는 도당과 행정기관 전체가 강도 높은 검열의 된서리를 맞고 있다.

김 위원장이 최근 2주 가까이 공개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지난달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평안북도 묘향산 의료기구 공장에서도 책임 간부들에 대한 철직, 추방 등이 진행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0일을 전후해 이곳을 방문해 ‘마구간을 방불케 한다. 몇년간 헛구호만 외치고 있었다’며 공장 간부들과 함께 조직지도부까지 호되게 비판했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묘향산 의료기구 공장 일꾼들이 얼마나 많은 욕설을 들었는지 (김정은 방문) 현장에서 머리를 들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면서 “평안북도 공장 기업소 전체에서 자체 비판 사업과 생산 공정 현대화 지침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현지지도가 끝나자 마자 조직지도부가 묘향산 의료기구공장에 걸린 고리(문제) 파악에 나섰다”고 전하면서, “부패나 비리 문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당의 방침에 대해 안일하고 해이한 자세를 가지고 개인의 이기적 이해만 타산해 국가에 큰 손실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건성 보건부장, 공장 당 비서(위원장), 그리고 묘향산 의료기구공장의 현대화를 담당한 기술부분 책임일꾼 3명은 해임 철직되고, 추방이 결정됐다. 다만 김정은의 질책과 연이은 조직지도부 검열과 처벌인데 반해 처벌 수위는 예상만큼 높지 않다는 평가다.

소식통은 “다들 총살되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말을 한다”면서 “9월 초에 새로운 당비서와 책임일꾼이 내려와 공장 현대화와 생산 촉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에서 생산 단위 간부들에 대한 질타와 처벌을 하고 조직지도부가 내려와 검열과 처벌을 하는 행태에 대해 주민들의 반응은 상반된다.

그동안 지방 간부들의 무사안일과 고압적인 자세에 불만이 컸던 일부 주민들은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상당수 주민들은 ‘지시만 내려오고 돈은 안주는데 간부만 무슨 죄인가’라며 당국의 조치가 과하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북한에서 중국산 소비재는 빠르게 자체 생산품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러나 제약이나 의료 분야는 중국 수입품(밀수 포함)의 질과 가격을 추격하지 못하고 있다.

소식통은 “국가 공장 기업소도 시장에 물건을 내놔서 팔아야 운영이 가능하다”면서 “평북 공장에서 생산한 주사기나 혈당 측정기는 시장에 나온 중국산 1회용 주사기나 측정기보다  훨씬 못하다. 그런데 어떻게 현대식 의료기구를 생산할 수 있게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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