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중순 함경북도 어랑천 발전소 건설 현장 등을 현지 시찰하며 간부들을 공개 질타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김 위원장이 이 지역을 다녀간 후 내각 간부들이 현지 농장 등에 파견 근무를 시작한 데 이어 함북 지역에 대한 노동당 조직지도부(부장 최룡해)의 검열이 진행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22일 알려왔다.
당 조직지도부는 경제지도 사업을 소홀히 했다는 김 위원장의 연이은 책임성 질책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함북 어랑천 발전소 건설장 등을 시찰하면서 “당 중앙위원회 경제부와 조직지도부 해당 지도과들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내부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에 “원수님(김 위원장)께서 함북도에 현지 지도를 다녀가신 후 8월 초부터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김일성 고급당학교’, ‘인민경제대학’ 학생들로 구성된 검열단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 조직지도부가 주도하는 합동 검열단은 지방 최고 권력기관인 도당, 도 보위부, 도 보안서, 도 인민위원회 사업을 검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일성 고급당학교는 중앙당 등 주요 간부 재교육 기관이다. 이곳 학생들은 간부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지방 권력기관 검열 수행에 적합한 인원들이다.
소식통은 “검열단은 당기관과 인민위원회 등의 비사회주의 행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단위 책임자나 간부들의 비리 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제보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검열은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 조직지도부 검열단이 함북 검열을 마무리하고 양강도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현지에서는 당 최고권력 기관이자 간부 인사를 좌우하는 조직지도부에서 실시한 검열이기 때문에 비리가 발견되면 출당이나 철직, 해임 등 강도 높은 처벌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에서는 조직지도부를 ‘권력 위의 권력’으로 여긴다. 게다가 김 위원장이 지적한 무책임한 간부의 본보기로 걸릴 경우 엄한 처벌을 면키 어렵기 때문에 이 지역 간부들은 초긴장 상태다.
한편 노동신문은 21일 김 위원장이 묘향산 의료기구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공장의 상태가 낙후한 원인에 대해 당 조직지도부와 과학교육부 등 관련 부서가 당의 결정에 관심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공개 비판한 내용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당 조직지도부에 대한 공개 비판은 간부 기강을 제대로 잡으라는 메시지로 볼 수 있어 조직지도부 검열이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