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지시로 재건 평성중등학원서 원아 사망”…왜?

소식통 "영양상태 심각...학교 측 리모델링 빚 갚으려 배급 빼돌려"

평양육아원
북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5년 1월 1일 고아원인 평양육아원·애육원을 방문한 모습. / 사진=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주요 애민(愛民)정책의 하나로 2016년 재건된 고아 교육시설에서 최근 원아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한 강제 학습이 사망의 직접 원인이었지만 원아들의 영양 상태도 참담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고아 교육시설에서 원아들에게 공급되는 식량을 빼돌려 현금을 마련하는 부정부패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평성중등학원에서 원아들이 강제로 무리한 학습을 받다가 학생 한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며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기초 지식이 부족하는 이유로 벌을 세우던 중 학생들이 현기증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깨어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고아들이 단순한 체벌을 견디지 못할만큼 영양 상태와 체력이 형편없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평성시 교육당국이 최근 중등학원 학생들을 모두 최우등생으로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를 관철한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잠도 재우지 않고 모아놓고 매일 야간 강제 학습을 시켰다”고 말했다. 담임 교사가 내는 시험에 통과한 학생들은 숙소에 가서 잠을 잘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계속 야간 학습에 참여하다가 이 같은 사달이 났다는 것이다.

또한 해당 기관에 소속된 고아들은 영양실조에 시달릴만큼 배식 수준이 열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원아들의 주식은 멀건 소금국에 말아 나온 퉁퉁 불은 옥수수 국수가 전부”라며 “1인당 1일 500g씩 통 강냉이가 공급되지만 학교에서 이를 무더기로 빼돌려 그마저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6년 김 위원장의 지시로 재건된 평성중등학원은 수영장, 잔디 운동장, 목욕탕, 각종 실습 시설을 갖춘 초호와 현대식 고아종합학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당시 리모델링 비용을 학교가 부담하면서 부채를 떠안게 됐고, 중등학원은 빚을 갚기 위해 시(市)에서 제공하는 배급을 빼돌려 현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기 ‘어린이 사랑’을 부각하며 고아 양육 시설인 육아원(1~4세), 애육원(5~6세), 중등학원(6세 이상 초·중등 과정)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5년 원산시 육아원을 방문, “모든 원아들을 나라의 훌륭한 역군으로 키우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전국적으로 20여 곳의 고아 교육시설에 대한 재건을 지시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어린이 사랑과 애민 정신을 강조하며 진행한 고아 교육시설에 대한 재건 사업을 각 교육 시설과 지방 정부가 직접 담당하게 됐고, 재정난을 극복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부정과 비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탈북민은 “고아들에 대한 양육과 교육을 보여주기식 정치적 선전으로 이용하니 결국 피해는 아이들이 받는 것”이라며 “무리하게 외적인 결과만 중시하다보니 부정부패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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