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중국 상인에 문 열었다…출퇴근 영업








▲중국에서 바라본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구/데일리NK 자료사진

중국 지린성(吉林省) 투먼(圖們)시와 두만강을 사이로 마주보고 있는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구에 최근 중국 상인들이 북한 당국의 허가를 받고 들어와 장사를 하고 있다고 내부소식통이 알려왔다. 김정은식 개방 조치라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이달 초부터 투먼을 통해 넘어온 중국 상인들이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남양시장에서 (판)매대를 열고 주민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특구로 개발 중인 황금평과 위화도에는 중국 투자자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지만 이 지역은 북한 내륙과 단절돼 있고, 해외 자본 투자 유치가 목적이어서 남양시장 개방과는 차이가 있다. 또한 북한에 거주하는 중국 화교들이 북한 시장에 상품을 공급하는 도매상 역할을 해왔지만 중국 상인들이 북한 시장에 들어와 직접 장사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1996년 특구지역인 나진·선봉 지역의 원정리 세관 부근에서 중국인들이 들어와 1년간 장사를 허용한 적이 있었다. 주민들이 대거 몰리는 시장에서 중국인 장사가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자구인 남양구는 인구가 6000여 명에 불과하지만, 청진철도분국과 무역세관이 위치해 북중간 무역이 활발한 지역이다. 


소식통은 “당일치기로 하루 50~70명 정도가 들어와 시장의 1/3정도에 해당하는 면적에 매대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남양시장은 종전에 100여 개 정도의 매대가 있었는데, 이들 때문에 지금은 두 배로 커진 상태라고 한다.


중국 상인들은 북한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판매가 금지된 곡물(쌀·밀가루)을 포함해 과일, 식품(라면·쥬스·탕과), 의류 및 신발류, 각종 철재 등을 팔고 있다. 이들은 아침 일찍 승합차 등에 상품을 가득 싣고 들어와 판매하고, 영업이 끝나면 이면수, 대게, 참미역 같은 수산물과 산나물, 버섯 등을 구입해 간다. 


남양이 북한 지역 최북단에 위치해 있고 입국이 허용된 중국인도 제한적이지만 그 여파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장사 허용에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환영하는 분위기다. 중국인들과 직접 교류를 하기 때문에 상품 가격도 싸고 필요한 물건을 직접 부탁해 다음날 바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벌써부터 중국 상인들을 상대로 물고기를 팔기 위해 청진에서 넘어오는 북한 상인들이 생길 정도”라면서 “보안기관이 지역 월경(越境) 행위를 단속하고 있지만 인원은 오히려 늘고 있다”고 말했다. 뇌물을 주고도 남는 거래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남양시장에서 이전부터 장사를 해온 상인들에게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들린다. 소식통은 “북한 상인들은 가격이나 품질면에서 뛰어난 중국 상인들에게 밀리고 있다”면서 “중국 상인들은 양국을 마음대로 오가는데 북한 상인들이 발이 묶여 있어 가격이나 상품 수급에 불리해 경쟁에서 질 수밖에 없다는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중국인들의 장사 허용 조치는 2010년 김정일의 중국 방문 당시 중국 정부의 요구조건이었다. 나진항에 이어 청진항 부두 사용권을 중국에 주는 조건으로 남양-청진 도로공사를 중국 측이 해주기로 하면서 남양시장 개방을 요구 조건에 포함시켰다. 


소식통은 “온성군당 간부는 ‘장군님(김정일) 지시로 개방됐지만, 김정은 동지는 ‘다시 연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자유화 바람) 때문에 중국인 입국 숫자에 제한을 둔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