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당 침체가 장기간 계속되고 있습니다. 매대에는 물건이 쌓여 있고, 오고가는 주민도 많지만, 거래가 줄고 있습니다. 거래가 줄면서 주민들의 수입이 줄어들고, 주민들의 수입이 줄면서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평양 외곽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고양이 뿔 빼고는 다 있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먹는 것 외에는 잘 안 팔린다’고 현지 시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와 같은 장마당 침체 현상은 2~3년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자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적으로 강화되던 시점입니다. 대북제재가 강화되자, 중국과의 무역량이 크게 줄고, 무역량이 감소하자 1~2년 전부터는 장마당에까지 그 충격이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장마당 경제가 위축되면서, 주민들은 옥수수나 채소 등 비교적 가격이 싼 먹을거리 외에는 물건을 사고파는 일이 크게 줄었습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잘 팔리던 냉동기를 비롯한 전기제품은 지금은 아예 팔리지 않고 있습니다.
장마당 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장사꾼들이 장세를 내는 것도 어렵게 됐습니다. 먹는 것을 파는 사람은 하루 2백원, 가방이나 옷 등 공업품을 파는 사람은 하루 2천원을 장세로 내야 하는 데, 하루 종일 팔아 몇천원을 손에 쥐어도 장세를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상인들이 장세를 내기 어렵고, 주민들이 물건을 사기 어려울 정도로 장마당 상황이 나빠졌다면, 이는 인민 경제 위기의 시작입니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중국 수출이 줄어들면서 국가의 외화벌이 경제에 위기가 찾아오더니, 이제 그 영향이 주민들의 장마당 경제 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핵을 갖겠다는 김정은 정권의 무모한 욕심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장마당 경제 위기는 주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위기입니다. 이미 1~2 정도 이어지고 있는 장마당 경제 위기를 주민들이 얼마나 더 버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와 같은 위기가 앞으로 1~2년 정도 더 계속된다면, 주민 생존권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김정은 정권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고립된 나라에서 자력갱생으로 경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습니다. 경제 위기를 자초한 무모한 핵 보유 노선을 폐기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풀고 위기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