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은 물과 공기만 먹고 살 수 있는가

3월 첫 주, 평양에 있는 주요 국영기업소가 문을 닫았습니다. 방직공장, 필름공장, 곡산공장, 타이어공장, 베어링공장과 같은 대형공장들이 전기와 자재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했고, 326전선공장, 5월7일공장, 8월17일부재공장, 7월28일요업공장, 6월1일청년전기기구공장, 10월5일 자동화기구공장, 9월27일 닭공장, 대동강축전지공장(245호공장), 탄광기계공장(3월30일 공장) 같은 핵심 국영기업소도 멈춰섰습니다.

기업소 당국은 노동자들에게 ‘당분간 출근하지 말고 장사를 해서라도 알아서 생활하라’는 지시 내렸습니다. 평양과 인근 장마당으로 흘러나온 노동자들 때문에 장마당 자릿세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나라밖 사정도 어렵습니다. 중국 당국이 파견된 조선 노동자들의 취업 비자 갱신을 거부하면서 노동자들의 귀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국경지역 외화벌이 식당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단둥 압록강 철교 앞에 있는 류경식당과 평양 고려식당이 영업을 중단했고, 화교가 조선 종업원을 데리고 운영하던 칠보산 식당도 문을 닫았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한창 핵과 미사일 실험을 벌이던 2017년 12월 유엔은 대북 결의안 2397호를 채택했습니다. 결의안은 ‘유엔회원국은 2년 내에 조선 노동자 전원을 송환하라’고 명시했습니다. 올해 12월 22일까지 김정은 정권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중국과 러시아 당국은 자기 나라에 있는 모든 조선 노동자들을 돌려보낼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 결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 조선의 대(對)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87%나 줄어들었습니다. 급해진 당국은 국제기구에 식량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노동신문은 “현 제재 국면이 6·25전쟁 직후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보다 어렵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제재가 강화되기 시작한 때가 2017년부터입니다. 이제 겨우 1~2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해가 지날수록 심해질 것입니다. ‘물과 공기만 있으면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다’는 구호로 인민의 고통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제재를 풀고, 인민을 먹여살릴 유일한 길은 핵포기 뿐입니다. 핵을 만들어 경제제재를 자초한 책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핵보유국의 망상을 버려야 합니다. 그것이 인민도 살고 정권도 사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