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 참석차 전용열차를 타고 하노이로 출발했다고 24일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6시 5분께 김정은 위원장이 “2월 27일부터 28일까지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하노이시에서 진행되는 제2차 조미수뇌상봉(북미정상회담)과 (북한-베트남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김 위원장의 평양 출발 소식을 전하며 관련 사진을 내보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해 6월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관련 내용을 일절 보도하지 않다가 회담 하루전인 6월 11일에 김 위원장의 출발(평양)과 도착(싱가포르) 소식을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26~27일에 진행될 2차 회담까지 많은 시일이 남은데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도착까지도 최소한 이틀은 남아있음에도 북한 매체들이 이례적으로 관련 사실을 빠르게 보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북한 매체들은 최고지도자와 관련한 동선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기본원칙을 가지고있으나 김 위원장 집권 이후에는 일정이 끝나기 전에도 소식을 전하는 모습도 가끔 보이고 있다.
통신은 이번 방문에는 김영철·리수용·김평해· 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동행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동행자를 밝히면서 부인인 리설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퍼스트레이디 외교’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또한, 통신은 김 위원장이 웬 푸 쫑동지 베트남 주석의 초청에 의해 공식친선방문 하게 됐다며 방문기간 두 나라 최고지도자들의 상봉과 회담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통신은 구체적인 공식 친선방문의 기간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김 위원장이 베트남까지 열차로 갈지, 아니면 할아버지인 김일성처럼 중국 지역에서 항공편을 갈아타고 갈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열차 완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로 베트남 하노이까지 간다면 60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중간에 중국도시를 방문하지 않는다면 회담 하루전인 26일 베트남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일성은 1958년과 1964년 두 차례의 베트남 방문 당시 모두 평양에서 열차로 베이징까지 이동한 뒤 베이징에서 중국 항공기를 빌려 타고 광저우 등에 들렀다 하노이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지난 23일 오후 9시 30분쯤(현지시간) 북·중 접경지역인 랴오닝성 단둥(丹東)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열차 이동과 관련한 소식을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