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성택이 실각됨에 따라 그의 측근들이 대거 숙청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張라인 숙청’과 ‘권력재편’ 과정에서 내부 반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북한 당(黨)을 중심으로 주요 기관에 포진돼 있는 장성택의 측근 모두를 숙청하는 것은 무리며, 만약 무리한 숙청이 강행되면 이 과정에서 반발하는 인물이 등장할 수 있다는 것.
북한 노동당 39호실 간부 출신 김성호(가명) 씨는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김정일 시대 장성택은 김정일의 견제를 받아 군부쪽에는 힘이 별로 없었지만 당 중앙을 비롯해 국가안전보위부나 인민보안부에 친한 사람들을 심어 놓기 시작했다”면서 “이번 장성택의 실각으로 이들이 상당히 떨고 있고 몸을 사리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장성택은 당에서의 자신의 힘을 이용해 언제든지 발동할 수 있는 호위무력인 ‘기동대’를 조직하기도 했다”면서 “현재 이들이 숨을 죽이고 있겠지만 목이 달아날 것이란 막다른 골목에 처해진다면 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장성택의 주변에 그의 측근이라고 할 인물들이 상당히 포진돼 있기 때문에 이들을 모두 숙청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뿐더러 무리수가 따른다. 특히 이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2010년까지 황해북도 인민위원회 핵심 간부를 역임한 최진영(女·가명) 씨도 “북한에 있을 때 장성택을 1년에 한두 번씩 만날 정도의 친분이 있었다”면서 “장성택은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고 인간적으로 굉장히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장성택의 실각에 대해 상당히 안타까워 하거나 일부 인사들은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북한이라는 공포 사회에서 숙청 바람에 상당수의 장성택 사람들이 희생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에서 장성택은 일반 고위 간부와 달리 나름 세(勢)를 갖고 있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겼기 때문에 장성택의 사람들이 순순히 숙청에 응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 씨는 “이미 숙청된 2명의 중앙당 행정부 인물을 제외하고도 장성택 사람들은 당, 군부, 국가안전보위부에 있어 이들을 다 숙청하기에는 너무 큰 무리수 일거다”면서 “다 제거하는 데 적어도 2,3개월은 족히 걸린다. 이 기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씨는 최룡해가 황해북도 책임비서 시절 그와 관련 일화를 소개했다. 최룡해가 인간적으로 딱딱하고 사람을 챙기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김정일이 종파행위 가능성이 낮은 그를 발탁했고 김정은 후계구축에 핵심 역할을 하게 했다는 것.
최 씨는 “최룡해는 인간적으로 뻔뻔한 사람이었다. 장성택과 달리 자기와 함께 했던 사람들을 잘 챙기지 않고 자신만 아는 사람이었다”면서 “1980년대 말 최룡해가 사로청(사회주의노동청년연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을 때 조직부장으로 있었던 사람이 나를 찾아와 최룡해와의 만남을 부탁해 주선했는데 최룡해는 문전박대하며 말도 꺼내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김정일이 최룡해를 곁에 둔 것은 그가 인간성이 좋지 않고 뻔뻔하기 때문에 세력화 할 가능성이 적어서 김정은 옆에 둔 것”이라면서 “자신의 안위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최룡해의 스타일이 지금 최고 자리에 오르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룡해에 대해 김 씨는 “장성택이 실각했지만 최룡해는 장성택을 대신할 수 없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성택처럼 실각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김정은 여동생인 김여정이 핵심 인물들의 동향을 파악해 김정은에게 직접 보고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에서는 나이든 사람들을 ‘당나귀발통(하찮은 것)’이라는 별명도 있듯이 젊은 사람들로 채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