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잇단 위협 발언 왜…”도발 명분 쌓는 것”

북한이 최근 다음 달 초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키 리졸브’를 앞두고 연일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한미(韓美)를 압박하는 동시에 도발 명분을 쌓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23일 노동신문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이 “스스로 화를 부르는 도발 행위”라며 “통째로 수장해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한 김정은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앞으로 미제와 반드시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어떤 전쟁 방식에도 다 대응할 수 있도록 만단의 전투 동원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앞서 김정은은 설 연휴 기간인 21일(노동신문 보도일자) 실크웜 미사일 동원 서해 타격·상륙 연습을 참관, “원수들의 아성을 통째로 불바다로 만들라”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북한의 이 같은 비난에 대해 우리 군 당국은 “키 리졸브 훈련은 북한의 전면적인 남침 위협에 대한 방위 차원에서 한미 양국이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이라며 “만약 북한이 이 훈련을 빌미로 도발을 하거나 위협을 한다면 우리 군도 좌시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키 리졸브’를 앞두고 단거리 발사체를 무더기로 발사하며 한반도를 긴장상태로 몰아갔다. 이 같은 점을 볼 때 북한은 이번에도 유사한 도발 형태를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전문가는 데일리NK에 “한미연합훈련 ‘키 리졸브’에 맞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이는 내부 결속을 꾀하는 동시에 한미 당국을 압박해 훈련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속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키 리졸브’ 훈련이 시작되기 전까지 위협 발언 수위를 높여가며 한미 당국의 반응을 지켜볼 것”이라며 “종국적으로 위협 수위를 높이는 것은 중·고강도 도발을 감행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잇따른 북한의 위협적인 발언이 ‘키 리졸브’를 앞두고 정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부분이 있고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밝힌 것처럼 군사력 강화를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포석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을 열고 당 창건과 조국해방 70돌을 맞아 현대전에 맞는 경량화, 무인화된 첨단무장 장비들을 개발하기로 결정한 점, 당 중앙군사위에서 군사력 강화를 위한 기구체계 개편을 지시한 점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