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인민군에 운동선수까지 우상화 도구로 활용”

진행 : 9일, 장성무 방송원과 <노동신문 바로보기> 전해드립니다. 4일 노동신문을 보면 1면부터 3면까지 죄다 ‘오중흡 7연대 칭호 쟁취운동’ 관련 기사로 도배되다시피 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3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인민군 제3차 오중흡7연대 칭호 쟁취운동 열성자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는데요. 우선 이 오중흡7연대 칭호 쟁취운동에 대해 설명 좀 해주세요.

‘오중흡 7연대’는 북한 주민들 중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북한이 선전해온 부대입니다. 북한 당국의 선전을 그대로 빌려 이야기하자면, 오중흡은 김일성이 항일 빨치산 투쟁을 할 때 혁명의 사령부를 지키기 위해서 자기 목숨도 서슴없이 바쳤다고 합니다. 아주 훌륭한 인물로 부각된 거죠. 영화도 있습니다. ‘유격대 5형제’라든지 ‘7연대’ 등 상당히 많은 작품에 소재로 등장했죠. 뿐만 아니라 오 씨 집안이 전부 항일 운동을 했던 사람들로 추앙받고 있어요. 대표적인 인물로 할아버지 오태회가 있고, 오진우(前 인민무력부장)도 오중흡의 사촌형 오중성의 아들입니다. 오진우가 만경대혁명학원에 다닐 때 김일성이 방문했는데, 그 때 김일성이 “너는 인민무력부장 감”이라면서 내세웠던 인물이죠.

그러나 마동희의 어머니 장길부를 내세운 1980년대에는 (오중흡이) 크게 부각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김정일이 1990년도에 오중흡 7연대 쟁취운동을 만들라고 지시하면서 이 운동이 부각되기 시작했죠. 김정일은 곧 오중흡처럼 자신을 목숨으로 옹위하라는 뜻에서 이 운동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인민군 전체를 이 운동에 참여하도록 만들었죠. 한마디로 지금의 오중흡 7연대 쟁취운동은 김정은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부대가 돼야 한다고 강요하는 말도 안 되는 운동입니다.

– 그럼 이런 쟁취운동 열성자대회는 또 뭔가요?

말 그대로 오중흡 7연대 쟁취운동을 열심히 벌이는 열성자들이 모이는 대회입니다. 이 대회를 통해서 김정은을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결의를 합니다. 또 이런 사람들에게 표창도 많이 주게 되거든요. 북한 주민들도 이를 부러워하도록 만들어 따라 배우게끔 하려는 취지로 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 오중흡 7연대 칭호 쟁취운동 열성자대회는 자주 열리는 건가요?

당(黨) 대회나 최고인민의원회의처럼 주기적으로 열리는 것은 아니고요. 따로 지시가 있을 때나, 필요한 시점이 오면 열리는 대회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열리는 대회도 10년 만에 열리는 겁니다.

– 현 시점에서 김정은이 이와 같은 대회를 개최한 목적이나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 김정은은 국내외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잖습니다. 핵과 미사일 실험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완전히 고립돼 있고, 예전과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강력한 유엔제재를 받고 있죠. 게다가 북한에 상당히 우호적이던 중국과 러시아 등의 나라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형국이잖아요. 얼마 전에 뉴스에 나왔듯이, 아프리카 앙골라 등이 대북제재 보고서를 낸 것만 보더라도 알 수가 있죠.
이렇게 대외적으로만 힘든 상황이냐, 그건 또 아닙니다. 북한 내부 사정도 마찬가지로 힘듭니다. 주민들이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이는 개혁개방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반면 김정은 정권은 개혁개방을 하는 순간 정권이 무너진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이를 받아들이기가 만무하죠. 얼마 전 데일리NK 기사에도 나왔듯이, 병사들이 먹는 하루 식량이 70g에 불과합니다. 겨우 그걸 먹고 일어날 힘이나 있겠습니까. 또 한국처럼 고기라도 푸짐히 먹으면 쌀을 적게 먹을 수 있겠지만, 북한 병사들은 쌀밖에 먹을 게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배급이 70g만 되면 일어날 힘도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사들에게 정신 무장만 시켜서야 되겠냐는 겁니다.

– 8일 노동신문 4면을 보면 브라질에서 열리는 올림픽 소개를 간단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북한 주민들이 궁금해 할 만한 출전 선수단 규모나 출전 종목, 메달 전망 뭐 이런 기사는 없는데요. 이유가 있을까요?

노동신문은 원래 당국의 입맛에 맞는 기사들만 내보내잖아요. 그러니 북한 주민들도 이제 그러려니 하면서 신경 쓰지 않죠. 그리고 배가 고파 죽겠는데 올림픽에 나가 이기든 말든 무슨 관심이 있겠습니까? 물론 좋은 성과를 낸다면 주민들도 기뻐하겠죠. 이걸 북한 당국이 선전에 이용하는 것이고요.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사실 선수들이 경기에서 이기면 어떤 선물을 받을까 하는 생각부터 합니다. 실제로 아파트나 자동차를 선물로 받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물론 1등을 하고 수상소감까지 잘 말해야 선물과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선물도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은 우스갯소리로 경기 훈련을 하는 것보다 인터뷰 훈련을 하는 게 더 힘들겠다는 말도 합니다.

– 어제 북한의 역도 영웅 엄윤철 선수가 중국 선수에게 밀려 은메달을 땄습니다. 이어진 소감 내용이 한편으론 서글프면서도 또 세계 언론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는데요. 어떤 소감이었기에 그런 거죠?

엄윤철 선수가 “금메달을 못 딴 나는 영웅이 아니다”는 말을 했더군요. 그 선수로서는 당연한 말입니다. 엄윤철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역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고 ‘계란에 김정은의 사상만 입히면 바위도 깰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쳤거든요. 당시 그 말을 들은 김정은이 얼마 감동을 받았겠습니까. 그러니 선물도 많이 줬겠죠. 오죽했으면 역도 영웅이라면서 ‘노력 영웅상’까지 줬겠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은메달밖에 못 땄으니 자신이 했던 말과 김정은의 위상을 못 높인 격이 됐잖아요. 그러니까 자신이 영웅이 아니라고 말을 한 겁니다.

– 이런 소감이 진심인가요? 아니면 이럴 수밖에 없는 건가요?

진심이죠. 이런 말을 하지 않고, “나는 자랑스럽게 은메달을 땄다”는 말을 한 채 북한으로 돌아가면 기막힌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르는 일이거든요.

– 은메달을 따면 엄윤철의 소감처럼 영웅이 아니게 되는 건가요? 사실 은메달도 대단한 건데요.

그렇죠. 대단하긴 하죠. 그렇지만 말씀드린 대로, 엄윤철은 런던올림픽에서 아주 거창한 말을 해서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던 장본인이기 때문에, 한마디로 자기가 놓은 덫에 자기가 걸린 셈이 된 겁니다. 그래도 잘 했습니다. 은메달이 어딥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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