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으로 육성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인 2013년부터 1월 1일에 조선중앙TV를 통해 육성 신년사를 발표해왔으며 노동신문은 중계 이후 전문이 게재해 왔다.
작년의 경우 조선중앙TV는 8시 45분께 예고방송을 한 후 9시에 녹화된 김 위원장의 육성신년사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6년에는 낮 12시 30분(평양시 기준 12시)에 신년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12시 30분 현재까지 조선중앙TV에 김 위원장의 육성 신년사가 발표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1일자 노동신문이 발행돼 육성 신년사를 하지 않는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 발행된 노동신문 1면에는 신년사 대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 내용이 실렸다.
이에, 올해 신년사가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도 대신 지난해 연말 4일간 진행된 당 전원회의 결과를 기록영화 형태로 반복적으로 방영하고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1986년 12월 30일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제8기 1차 회의 시정연설로 신년사를 대체한 사례가 있으며 1966년, 1957년에도 신년사가 발표되지 않은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전원 회의 결과가 통상적으로 신년사에 들어가는 대내 정책, 대외정책 등을 담고 있어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이번 전원 회의에는 ‘정면돌파전’을 강조하며 제재에 굴하지 않고 자력으로 경제 발전, 군사력 강화 등의 대내 기조, 비핵화 협상을 촉구하는 대외 메시지 등이 담겨있다.
그러나 전원회의 내용 중 대남메시지가 없어 눈길을 끌고 있다. 보통 대남메시지는 신년사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북남(남북)관계’가 10번 언급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내비쳤지만 한국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감과 비핵화 협상에서 역할의 한계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소외론, 결코 공연한 우려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의 승인 없이는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는 상대와 마주 앉아 공담(空談)하기보다는 남조선에 대한 실권을 행사하는 미국을 직접 대상으로 필요한 문제들을 논의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북한에서 신년사는 새해 분야별 과업 등이 담긴 반드시 집행해야 하는 절대적인 지침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매해 신년사 사수 궐기대회나 학습모임 등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올해 신년사가 발표되지 않은 만큼 주민들이 전원회의 결정사항 관철을 위한 모임과 학습 등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