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외부소식 쉽게 접하는 수해지역 방문 두려워 할 것”




▲ 22일자 노동신문은 ‘일심단결의 위력으로 200일전투에서 승리를 이룩하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노동신문 캡처

진행: 25일, 장성무 방송원과 <노동신문 바로보기> 전해드립니다. 지난 일주일간의 노동신문을 보면 21일을 제외하곤 하루도 빠짐없이 1면에 ‘충정의 200일 전투’ 성과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200일 전투’ 성과선전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노동신문에서 ‘200일 전투’의 성과에 대한 선전을 하는 것은 전투를 시작하기 전부터도 계속했을 겁니다. 그런데 주민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세요. 200일 동안이나 전투를 한다고 하면 얼마나 지루하겠습니까. 전투를 쉬지 않고 계속 해봐요. 진짜 전쟁에서도 그렇게 하는 전투가 없거든요.

북한당국은 주민생활의 향상을 위해 200일 전투를 통한 경제적 성과 향상이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주민들이 몇 년간 전투만 하다보니까 그것으로서 생활이 나아진다고 절대 믿지 않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200일, 70일, 150일이라는 틀 속에 가둬놓고 주민들을 매일같이 닦달하고 있잖아요. 한마디로 주민들을 단속·통제하는 용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통제를 오래해도 사람이 느슨해지지 않습니까. 그럴 때마다 계속 200일 전투를 강조하는 겁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200일 전투를 각인시키는 거죠. 때문에 그런 인식이 사라지지 않게 하려면 모든 선전매체에서 떠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문제는 주민들이 그걸 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죠. 성과가 많이 나는데도 살림은 왜 이 모양이냐고 흉을 볼 수도 있는 것이죠.

-200일 전투를 통해 함북도 수해 복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선전도 병행하고 있는데요. 어쨌든 수해복구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10월 19일 노동신문 3면을 보면 ‘박봉주 총리 북부지역 수해복구 전투장 현지 료해(파악)’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그 이전에는 최룡해를 현지에 보내기도 했는데요. 김정은의 인민애 강조 선전의 일환으로 보입니다만 정작 본인이 현지지도를 나가진 않고 있습니다. 왜 그런가요?
 
김정은이 지난해 8월에 홍수가 났던 나선시에 방문했잖아요. 그때는 26일이 지난 후, 복구가 끝난 뒤에 갔거든요. 그런데 이번 함경북도 홍수는 좀 달라요. 함경북도 지역이 국경지역에 가까워서 (김정은이) 거기에 가면 신변이 위험해진다고 느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쪽사람들은 외부 소식을 많이 접하고 있거든요. 김정은은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소식을 많이 접한 지역의 주민들을 만나기가 무서운 것이겠죠. 물론 가기는 갈 것 같아요. 복구가 끝나고 자기가 나서서 주민을 위해 선전할 기회가 됐을 때, 철통방위를 해놓고 지정된 곳에 가서 사진만 찍고 주민에 대한 사랑으로 베풀고 있다고 선전하러 가겠죠.

-10월 19일 노동신문 6면을 보면 ‘미국이 조작해낸, 황당무계한 대조선 <제재결의>의 범죄적 진상을 파헤친다’며 북한의 국제문제연구소 고발장이 실렸고, 25일 노동신문 6면에는 ‘미국은 조선반도 정세 격화의 주범이다’는 사설도 실렸습니다. 북한은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지난 21일, 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미국과 비공개 대화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봐야할까요?

선대(김일성·김정일)와 마찬가지로 김정은은 이중적 잣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을 향해서 미국은 같은 하늘 아래서 살 수 없는 ‘승냥이’라고 선전하면서 적대감을 불러일으키도록 하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엔 도와주기를 바라는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철두철미한 양면성을 보이는 겁니다. 사실 미국이 세계 강대국이라는 점을 모를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주민들에게는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잘나가고, 최강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큰소리 칠 수 있다고 선전해야 주민들이 우러러 볼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북한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몰래 미국 민간인 신분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1994년 북미합의 당시 미국 수석대표를 맡은 로버트 갈루치 전(前) 국무부 북핵 특사를 포함해서 조지프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 등이 북한 한성렬 외무성 부상과 장일훈 유엔 주재 차석대사 등과 대면했거든요. 곧 미국 대선이고 있고 행정부가 바뀌잖아요. 그것을 염두에 두고 미국과 대화를 시도해보려고 만난 것으로 보입니다.

-핵실험과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심해지는 모양새인데요. 유엔 대북제재결의 2270호와 미국 등 개별국가의 독자제재가 김정은 정권에게 압박이 되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물론 실제 압박이 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입니다. 지금까지 근 몇 십년간 북한에 제재가 가해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제재에 익숙해져 있다고 봐도 되거든요. 중요한 것은 제재가 김정은에게 얼마만큼 뼈아프게 다가 올 것인가 하는 것이거든요. 지금까지 북한 지도층을 압박했던 가장 효과적인 제재는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내 북한 계좌의 2500만 달러를 동결했을 때거든요. 이처럼 김정은이 세계 곳곳에 숨겨놓은 비자금을 동결시킨다면 그것보다 효과적인 게 없다고 봅니다. 금융 제재는 검증된 대북 압박 수단입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인도적 지원에 대해선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가 많거든요. 사실 결론적으로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물자를 주는 게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간부들이 탐내지 않고 주민들이 실제로 받아볼 수 있는 물자들이 돼야겠지요. 예를 들어 입쌀보다는 강냉이 쌀, 전염병 약이나 결핵약 등을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 김정은 정권 지속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보내져선 안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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