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연설, 내부에 ‘인민愛’ 외부엔 ‘先軍’ 강조

김정은이 김일성 100회 생일인 15일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군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육성을 공개했다.


김정은의 육성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란 점에서 주목을 끈다. 북한이 그동안 강조해왔던 태양절 100주년 기념행사를 활용해 대중 친화력을 높이려는 차원에서 기획된 일로 볼 수 있다.


김정은은 그동안 등장부터 철저히 김일성의 향수를 자극하는 모습을 연출해 왔다. 외모에서부터 몸짓, 표정 등 김일성의 대중 친화적인 모습을 흉내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연설 역시 김정은의 약점인 어린 나이, 경험 부족, 3대 권력 세습 등을 김일성 흉내를 통해 덮으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실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리영호 총참모장 등 고위 장성들이 입은 흰색 상의 군복 역시 6.25전쟁 전후에 김일성이 최고사령부 사령관으로 흰색 제복과 같은 것이다. 지난달 8일 ‘국제부녀절’ 기념 은하수음악회 ‘여성은 꽃이라네’를 관람시에도 군 간부들이 흰색 군복을 입은 바 있다.


열병식에는 항일빨치산 부대 군복 차림의 열병 종대가 등장하기도 했다. 흰색 망토를 두린 기수들의 기마종대도 보였는데, 북한이 주장하는 김일성의 만주에서의 항일무장투쟁을 연상케 할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이번 연설에서 친화적인 이미지 부각을 시도했다. “지휘관과 병사를 다 같은 최고사령관의 귀중한 전우들”이라 했고, “모든 지휘관들은 병사들을 맏형과 맏누이, 진정한 전위의 심정으로 따뜻이 돌보며 병사들을 위하여 신발창이 닳도록 뛰고 또 뛰는 것을 체질화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대외적으로는 선군(先軍) 혁명을 강조한 강인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위업을 성과적으로 실현하자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민군대를 백방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면서 “인민군대는 앞으로도 당의 영도따라 생눈길을 앞장에서 헤치며 당의 위업을 총대로 굳건히 담보해 나가는 선군혁명의 믿음직한 척후대, 억척의 지지점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20여분 동안 진행된 연설에서 김정은 다소 빠른 속도로 연설문을 읽어 나갔다. 가끔 머리 들어 정면을 응시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머리를 숙였다. 목소리는 차분한 중저음이었지만, 애띤 것을 감추진 못했다. 연설 동안에는 표정의 변화가 없었고, 몸을 좌우로 흔드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기도 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올해의 뜻깊은 명절들을 전투력 강화와 혁명적 대고조의 자랑찬 성과로 빛내인 우리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내무군 장병들, 노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 대원들과 전체 인민들을 열렬히 축하한다”고 말한 대목에서는 자신도 박수를 쳤다.


김정은은 “최후의 승리를 향하여 앞으로” 라는 구호를 외쳐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 대목에서 김정은은 오른손을 어깨 높이까지 올려 두번재 손가락인 중지를 펴서 앞으로 내렸다.


이런 행동은 김일성, 김정일 때는 볼 수 없는 것으로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부각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번 김정은의 연설은 아버지인 김정일과 비유되고 있다. 김정일은 대중연설을 기피하는 타입이었다. 상대가 알아 듣기 어려울 만큼 말이 너무 빨랐기 때문이다. 김정일의 연설은 1992년 인민군 창군(4.25) 60주년 경축 열병식에 앞서 “영웅적 조선인민군 장병에게 영광이 있으라”라고 외친 것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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