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연설문 자필로 쓴 듯…곳곳 수정 흔적








▲북한 김정은이 자강도 지역에서 실시한 연설에서 직직 그어 수정한 연설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김정은이 자강도 지역에서 노동자들과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한 후 실시한 연설에서 자필로 쓴 것으로 보이는 연설문을 낭독하는 사진이 24일 공개됐다. 김정은의 자필 연설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노동신문 1면에 게재된 사진에는 파란색 자필로 쓴 연설문을 김정은이 들고 있으며, 글 중간 중간에는 펜으로 직직 그어 수정한 부분이 있어 김정은이 연설문을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탈북자들에 의하면 보통 중앙당에서 김정은 1호 행사 담당 부서가 인쇄 활자로 작성된 연설문을 작성하고 이를 김정은에 올려 승인받으면 최종 완료된다. 그런데 이번 공개된 연설문에는 펜으로 직직 그은 부분이 발견돼 김정은이 직접 작성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는 1호 문건이나 다름없는 김정은 연설문을 직직 그어 수정할 수 있는 사람은 최고지도자 김정은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김정은의 이번 자필 연설문을 통해 치밀하지 않은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일성-김정일 시대에는 김 부자의 말이 ‘말씀’ 형식으로 추켜세워지고 주민들 충성심 유도 등 우상화에 적극 이용했기 때문에 당 기관의 치밀한 준비 끝에 연설문이 작성됐다.


또한 노동신문이 이날 김정은이 ‘역사적인 연설’을 진행했다고만 전하고 정확한 발언 내용을 게재하지 않은 이유는 김정은 자필 연설문이 우상화 내용으로 선전하기 적절치 않기 때문이란 추측도 나온다. 이는 자필 연설문은 우상화로 활용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에도 김정은이 직접 작성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한 탈북자는 “북한은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수령은 오류가 없다’고 선전한다”면서 “주민들이 연설문을 몇 번씩 지운 흔적을 발견하면 ‘원수님이 완벽하지도 않고 어딘가 이상해 보인다’고 비웃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은 또 허겁지겁 연설문을 쓴 김정은의 모습을 보면서 ‘원수님이 아래 간부들을 잘 단속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 “이런 가능성을 감지한 당국이 조만간 사진 등 관련 자료를 삭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자필 연설문을 공개한 것을 두고 김정은이 고심하면서 연설문을 작성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프로파간다(선전)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른 탈북자는 “김정은의 자필 연설문 공개는 우발적 요소가 강해 보이지만 인민의 지도자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치밀한 계산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노동자들에게 당과 수령을 결사 옹호하는 전통을 이어나가야 한다면서 생산공정의 현대화, 후방사업 개선 등 전투적 과업을 제시했다. 

소셜공유
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