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암살에 따른 北급변사태 준비하고 있나

지난 11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김정은 암살로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언급됐다. 장성택 처형 이후 더욱 불안해진 북한 체제가 향후 김정은 암살뿐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인해 급변사태에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야(朝野)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외형적으로  김정은 체제가 안정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식통들과 전문가들에 의하면 내부체제 불안요소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특히나 주민들의 충성심을 유도하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이며 권력세습 성공 3대 요소인 위대성, 정당성, 업적은 김정은이 집권한 지난 3년간 거의 이룬 것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김정은은 위대성과 정당성, 업적을 쌓기 위해 시도한 것마다 실패를 거듭했다. 후계자 첫해인 2009년 화폐교환을 했지만 한 달도 못돼 실패하면서 김정은 우상화에 큰 타격을 받았다. 김정은 어머니 고영희를 우상화한 ‘위대한 선군조선의 어머니’ 기록영화가 간부들 중심으로 돌려보는 과정에서 외부로 유출돼 고영희가 북송재일교포 출신이고 김정은이 첩의 아들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됐다. 김정은이 성과라고 내세운 것은 딱 하나 명절에 축포를 쏜 것뿐이다. 그러나 이것 또한 주민들이 얼마나 잘했다고 할지 의문이다.


‘아버지 김정일보다 더 악독하다’는 일반 주민들의 지적과 ‘노래나 부르던 기생출신’이라는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에 대한 북한여성들의 평가는 김정은 우상화의 한계를 보여준다. 북한에서 독재자의 우상화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절대권력이 흔들리고 여기에 돈까지 없으면 권력 투쟁이 일어나고 결국에는 권력이 붕괴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지금의 김정은이 처한 상황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내부적으로는 좌충우돌, 우왕자왕하면서 대외적으로는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2년간 오락시설에 투자하면서 흥청망청 하더니 결국엔 돈이 없어 다투다가 고모부까지 처형하면서 누구도 바른 소리를 못하는 고립무원을 자처했다. 여기에 김정은의 흉포하고 괴팍한 기질로 이에 불만을 품은 간부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에 향후 권력불안은 점점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탈북자를 막기 위해 대규모 검열단을 파견하는가 하면 북한 군부에 대해서 ‘조용하면서 무자비한 숙청’을 진행하면서 민간에서는 사상일꾼대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하지만 김정은의 절대권력은 완성되지 못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의 도를 넘은 공포정치는 북한권력층이나 주민들이 두려워할 한계를 넘어 폭발할 수준까지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 소식통에 의하면 “더 이상 철없고 무지막지하고 잔인한 김정은에게 당할 수는 없다”는 것이 평양의 분위기다. 북한 급변사태의 필요충분조건들이 지속적으로 갖추어지는 모양새인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한다고 해서 북한정권이 붕괴돼 남한에 흡수되거나 바로 통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한은 지난 시기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일어났던 민주화의 바람과는 그 성격 자체가 다르다. 아직도 절대다수의 북한주민들은 시민적인 의식이나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다.


만약에 김정은이 암살되거나 쿠데타가 일어난다면 예상외로 조용한 권력교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일부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내전이나 무력충돌의 가능성은 낮다. 장성택 사형 판결문에서도 북한군부를 언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북한군부에는 사단이나 군단급 무력을 동원해 대규모 충돌을 감행할 리더십이나 용기를 가진 세력이나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김정은 권력이 교체된다면, 또한 그 과정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난다면 키(key)를 쥐고 있는 것은 평양의 기득권층이다. 평양의 군부와 당, 국가안전보위부와 내각의 간부와 엘리트들로 대표되는 기득권층은 아직까지는 남한에 자신들의 기득권을 갖다 바칠 의향은 없을 것이다. 평양의 권력층과 지식인, 간부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변화를 꾀할 것이고 여기에 딱 맞는 것이 중국에 의존하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에 대해서는 내심 불만이지만 미국을 견제하는 완충지대(buffer-zone) 역할을 해온 북한 정권의 소멸은 결코 바라지 않는다. 주(駐)북한 중국대사관에 장성택 사진이 여전히 게재되어 있는 것은 중국이 북한의 기득권층에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로 볼 수 있다.


1990년을 전후해 사회주의권이 붕괴하자 김정일은 기회만 있으면 “북한이 붕괴하면 가장 먼저 간부와 지식인들이 처벌 받는다”고 선전해왔다. 동유럽 국가들의 체제전환에서도 사회주의 권력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는 바람에 체제전환 이후 많은 후유증이 있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는 구체제의 기득권과 현(現) 국민들의 이익과의 충돌이 원인이다. 북한에서 김정은이 사라진다고 해도 단기적으로 우크라이나처럼 북한주민들이 평양의 기득권을 반대해 대규모 시위투쟁을 할 능력도 없다. 김정은 이후에도 평양의 기득권과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합쳐진다면 급변사태가 일어난다고 해도 분단상태가 견고해져 통일은 오히려 멀어질 수 있다.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은 지금까지 북한의 정권을 상대해왔지 북한주민을 상대하지 않았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된 지금도 북한주민은 통일이든, 대북정책이든 어디에서도 ‘대상’으로 존재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북정책 등으로 그들을 우리의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북한 주민을 우리의 편으로 각성시키면 통일을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 기득권층을 이해시키는데도 용이하다. 특히 주민들과 평양의 기득권층을 이해시키는 것이 급변사태시 통일로 가게하는 기제(機制)가 될 것이다. 인도적 지원을 해준다고 북한주민이나 평양의 기득권이 통일하자고 남한을 향해 달려오지 않는다. 너무나도 늦었지만, 급변사태가 통일로 이어지게 하려면 북한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대북정책을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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