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아닌 北주민과 ‘新신뢰프로세스’ 구축할 때”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국회 연설에서 초강경 대북정책 추진을 천명하면서 사실상 북한의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교체)’를 유도할 것을 시사한 가운데,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를 통한 북한 체제 변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지난 1, 2, 3차 핵실험에 따라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북제재와 고립 정책을 펼쳐왔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다는 점이 ‘4차 핵실험 강행’으로 확인된 만큼, 이제는 대북 압박과 함께 북한 주민들을 레짐 체인지의 핵심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른바 ‘레짐 체인지 전략’의 관건은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들을 철저히 구분한 ‘맞춤형 대북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정은 체제 유지에 들어갈 돈줄을 차단하고 도발에는 강력히 대응하되, 북한으로 외부 정보를 유입해 북한 주민들의 의식 계몽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

또한 전문가들은 레짐 체인지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연대 의식을 지속적으로 심어줘야 내부로부터의 작은 움직임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위원은 17일 데일리NK에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수령 체제가 존재하는 한 핵무기와 개혁개방, 인권, 통일, 어느 것 하나 해결될 거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 이번에 재차 확인된 셈”이라면서 “때문에 김정은 레짐 체인지까지 유도하는 건 현 시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대북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북한의 군사 도발을 억제하고 김정은 체제 강화에 악용될 만한 요소들을 철저히 차단해야겠지만, 북한 내부가 자생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레짐 체인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북한의 정보 자유화와 개방화, 시장화를 적극 추진해 조선노동당부터 조선인민군, 그리고 북한 인민들의 의식을 하루빨리 변화시켜야 한다. 김정은 일가를 2천 4백만 북한 주민들로부터 완전히 고립시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위원은 “일각에서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막을 내렸다고 표현하는데, 사실은 ‘신뢰’의 대상을 바꾼다고 해야 맞다”면서 “애초에 남북 정권 간의 신뢰는 불가능했다. 뒤늦게라도 깨달았으니 이제는 5000만 한국 국민과 2400만 북한 주민들 간의 신뢰를 목표로 한 신(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손기웅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독일 통일은 서독이 흡수 통일을 추진해서가 아니라, 외부 세계를 접하고 의식 변화를 겪은 동독 주민들이 서독과의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직접 ‘선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만약 서독이 흡수 통일을 강행했다면 동독 주민들은 물론, 주변국들도 결코 환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연구위원은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의 문을 닫고 강경한 대북 억제를 천명했다고 해서 이를 북한과 완전히 담을 쌓겠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제작에 들어갈 수 있는 자금줄은 완전히 차단하되,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상을 접할 수 있도록 그들의 눈과 귀가 돼 주는 일에는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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