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주요 공장과 기업소들이 새해 벽두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관철 노력의 일환으로 영농 물자 지원에 적극 나섰다고 내부소식통이 알려왔다.
김 위원장은 1월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농업증산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농사에 필요한 영농물자를 원만히 보장해 알곡생산을 결정적으로 늘여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근로단체들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 관철을 위한 결의대회를 잇따라 개최하고 자력갱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생산성 향상을 이루자고 결의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도내 공장에서 영농물자 확보를 위한 농기구 모집과 관련 물자 전시회를 조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연초가 되면 농촌 지원 차원에서 퇴비 확보와 영농물자 지원을 해왔지만 올해는 김 위원장의 방침을 받드는 차원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농촌 지원 명분으로 농기구를 생산해 지원한다는 명목을 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노동자들에게 삽, 호미, 낫, 곡괭이, 쇠스랑 같은 농기구와 비닐박막 등 농자재를 시장에서 구입하도록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공장과 기업소 작업반별로 분담해 물자를 사도록 했다는 것이다.
청진은 김책제철연합기업소와 청진제강소 등이 있는 대표적인 철강도시이지만 생산시설 노후화와 원료탄(코크스 등) 수입의 어려움으로 생산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농기계 생산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농기구를 판매하는 시장 철물 매대는 영농물자 지원 때문에 새해 대목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가 빠른 장사꾼들이 새 제품뿐만 아니라 이미 사용한 농기구도 보수해서 저렴한 가격에 내놓아 팔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시장에서 구입한 농기구는 전반적으로 견고하지 못해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부는 녹까지 슬어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농기구 수집 책임을 진 공장 분조장들은 “이렇게 질이 낮아서 농촌에 나가 며칠이나 쓰겠는가” “이 수준으로는 제대로 된 방침 관철이라 할 수 없다. 장사꾼들 돈벌이나 해주는 식”이라는 자조섞인 평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런식으로 공장에서 보낸 농기구를 직접 농장에서 사용해보면 몇 번 쓰지도 못해 날이나 이음쇠가 부서져 고철이 되는 것이 많다”면서 “공장에서 제대로 생산을 해서 국가가 공급한 것보다 훨씬 못하다. ‘깜바니아(캠페인)’ 식으로 해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10월 김책제철연합기업소에서 100% 자체 기술과 연료로 생산되는 주체화 대상 완공 기념식을 열고 수입원료 없이 철강재의 질을 결정적으로 끌어올리게 됐다고 선전한 바 있다.